北 '새로운 길' 차단하는 미국…중국·러시아까지 압박
김정은, 시진핑·푸틴과 정상회담 가능성 나오자
미국, 중국·러시아에 잇따라 고강도 압박
중국 해운회사 2곳에 올 첫 독자 대북제재
러시아 쪽에는 전략폭격기 띄워 긴장감
하노이 이후 중·러 밀착하던 북한 사면초가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러시아와 밀착하며 '새로운 길'로 나설 준비를 하는 북한의 행보를 미국이 앞장서 차단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하는 중국의 선박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독자 제재를 추가한 데 이어 러시아 인근 상공에는 핵무장이 가능한 미군 폭격기를 띄워 무력시위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와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가 이날 발트해 상공에서 그리스까지 러시아 국경과 인접한 공해를 비행했다. 러시아는 즉시 자국 전투기를 출격시켜 맞대응에 나서는 등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항공기 식별과 경계를 위해 우리 방공 전력에 속한 수호이(Su)-27 전투기 2대가 발진했다"면서 "B-52가 러시아 국경 방향에서 다른 쪽으로 방향을 바꾼 뒤 우리 전투기들이 기지로 귀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B-52 폭격기가 러시아 함대를 폭격하는 모의 훈련을 했다고 주장했다. B-52는 핵무장이 가능한 미국의 핵심 전략자산이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은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며 친밀감을 과시하는 상황 속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의전 담당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지난 19일부터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러 정상회담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급속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때도 김 부장은 김 위원장보다 앞서 하노이에 도착해 숙소와 회담장 등을 점검한 바 있다.
미국은 중국에도 제재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21일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회사 2곳에 제재를 가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다롄하이보국제화물과 랴오닝단싱국제운송 등 2곳의 중국 해운회사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중·러에 대한 미국의 고강도 압박은 결국 북한의 새로운 길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북·미 대화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 대화를 다자 협상 구도로 전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우군을 끌어들여 미국과의 핵 담판에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 것이다. 지난달 하노이 회담 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심야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길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이후 실제로 북·러, 북·중 정상회담 소식이 연이어 흘러나오면서 새로운 길의 윤곽은 점차 뚜렷해지는 상태다. 김 부장의 모스크바 방문으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북·중 정상회담 소식도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태양절(4월15일·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지금부터 주가 2배 이상 뛴다" 데이터센터 지을때...
다만 미국은 북한의 중국·러시아 밀착과 무관하게 강력한 제재망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미 국무부는 21일 "대북 압박 캠페인은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금지된 행동을 하거나 대북 제재 회피를 촉진하는 단체에 대해 독자행동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