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주거복지의 역설]"차·포 떼니 집 살 돈 없어…공공주택은 먼나라 얘기"
중기부 中企 근로자 주거현황 조사
주택보유율 47.2% 평균 하회
임금 올라야 집사는데 소득은 제자리
[아시아경제 이은결 기자] 시화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한 전자부품업체에 근무하는 이학규(34·가명)씨는 한 달 월급 220만원에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서 월세살이를 하고 있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매달 100만원 가까이 월세와 생활비 등을 지출하고 나면 '내 집' 마련은 까마득하다.
모아놓은 돈이 없고 소득도 낮으니 은행에서 대출 받는 것도 쉽지 않다. 공공임대주택이 있긴 하지만 당첨확률이 낮아 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씨는 "입사 5년차이지만 목돈은 없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면 결국 소득이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불안한 정주여건 때문에 이씨는 보다 나은 조건의 회사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근로자 주거현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주거지원의 핵심은 '임금 보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중소기업 근로자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와 80명에 대한 정성조사로 지난해 12월7일부터 31일까지 실시됐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정량조사에서 가장 시급한 복지정책으로 '공공주택의 공급 확대'(49.8%), '복지'(47.6%), '주택자금 저리 융자 지원'(45.6%) 등 주거 관련 정책을 주로 꼽았다. 1순위 응답만 보면 10명 중 6명(59.4%)이 주택 관련 정책을 필요로 했다. 동시에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정성조사에서 '임금 보전'(43.9%), '주거 지원'(18.3%), '교통 지원'(14.6%)을 시급한 정책이라고 응답했다. 주거 지원을 받기 위해 결국 '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소기업 근로자의 가장 큰 애로사항도 '임금'(42.7%)으로 조사됐다. 통근과 복지 애로도 각각 19.5%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소기업의 1인당 월 평균 임금(335만원)은 대기업 종사자(515만원)의 65.1%다. 제조업의 경우 56.2%에 그친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주택 보유율(47.2%)은 일반가구 주택보유율(61.8%)에 15% 가까이 미달한다. 지방에 거주하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경우 45.3%로 더 낮다. 3명 중 1명이 전·월세(34.6%)로 살고 있으며, 공공임대주택 점유율(2.2%)은 미미한 상태다. 자가보유율은 40.5%, 가족 명의 주택에 살고 있는 경우는 21.8%다.
중소기업 정주여건이 미흡하다보니 청년의 취업 기피는 대기업보다 2배 이상 심각하다. 중기부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2017년 8월 기준 9.4%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10%로 증가했지만 중소기업 미충원률(12.3%)은 대기업(5.1%)의 2.5배다. 수도권 중소기업의 미충원률은 11.9%, 비수도권은 12.6%로 특히 경북(19.1%), 경남(15.3%)권 취업 기피가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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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근로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공공임대주택 입주 관련 포털 카페에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제도가 있지만 지방에서는 이를 모르거나 싫어하는 중개인과 집주인이 대부분이라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3주 넘게 집을 구하면서 100% 대출 가능한 집은 '유니콘'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이 누리꾼은 "심사 또한 너무나 까다로워 좋은 제도를 갖고도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다. 좀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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