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어느때 보다 좋다" 트럼프 2차 정상회담 또 군불

국가정보국장 부정적 견해 정면 돌파 시도
북미 다음주 실무 협상 예상
CNN, "비핵화 논의는 진전 없다" 보도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정보기관 수장의 의견을 일축하며 2월 말로 예정된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ㆍ미 관계는 어느 때보다 좋다"며 "(핵) 실험도 없고 유해들이 송환되고 있으며 인질들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핵화의 제대로 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이전 행정부가 끝나갈 무렵 관계는 끔찍했고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나려고 했었다"며 "지금은 완전히 얘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집권 이후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한 측면이 있지만 미국 조야의 대북 협상 경계론을 돌파하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하루 전 의회 청문회에 출석,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정부와 정보기관 간 대북 견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나는 곧(shortly) 김정은을 보게 되길 고대한다"면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큰 차이!"라고 밝히며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역량을 유지하려고 하고, 핵무기와 생산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한 코츠 국장의 입장과 대척점에 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전과 관련해 "방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과 정보기관들의 다른 견해는 미국의 외교 정책 목표에 대해 대중과 동맹들의 신뢰를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한 대로 미국은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대행은 이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음 달 4일 판문점에서 북한과 실무회담을 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을 부인하지 않았다. 내퍼 대행은 이어 "북한과 계속해서 대화 중이며 누가, 언제, 어디서 북ㆍ미 정상회담을 하는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CNN도 다음 주 북ㆍ미 실무협상이 시작될 것이며 이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서명할 공동선언 초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또 최근 진행된 북ㆍ미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got nowhere)"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겸 통일전선부장이 워싱턴DC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을 잇따라 만났지만 비핵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평화협정 약속을 얻어내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양보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