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감염병의 역습…'후진국병' 홍역·수두 환자 급증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해외서 유행하자 국내 유입도 급증…작년 말 대구서 시작된 홍역, 한달새 환자 37명으로 늘어

-최근 2년새 유럽·동남아서 유행…작년 전세계적으로 22만9068건 발생

-집단감염 대구·경기 환자들 동남아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감염

-개별환자도 동남아지역 여행

감염병의 역습…'후진국병' 홍역·수두 환자 급증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후진국형' 감염병인 홍역이 유행하면서 전국이 때 아닌 비상에 걸렸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시작된 홍역이 수도권 등에서도 나타나면서 한 달 새 환자가 35명으로 불어났다. 올해 유독 홍역 환자가 잇따르는 것은 해외에서 홍역이 유입된 영향이 크다. 홍역뿐만이 아니다.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감염병도 증가세다. 해외에서 시작된 감염병이 국내로 들어오는 감염병의 '역습'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사라진 감염병 홍역…한 달 새 37명으로 급격히 늘어=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전날까지 확인된 홍역 환자는 37명이다. 대구·경북 경산 17명, 경기도 안산 11명, 서울 3명, 경기 시흥·안양·부천·김포 각 1명, 인천 1명, 전남 1명이다. 이 중 올해 1월에 확인된 환자만 31명으로 2004년 이후 가장 많다.


홍역은 그동안 '사라진 감염병'으로 여겨졌다. 2006년 11월 홍역 퇴치 선언을 했고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퇴치 인증도 받았다. 홍역이 퇴치됐다고 해서 국내에서의 환자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토착화된 '한국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홍역 퇴치 인증 후에도 해외 감염자가 유입되면서 해마다 20명 미만의 환자는 꾸준히 있었다.


그간의 환자 감염원을 보면 해외에서 감염돼 국내에서 확인됐거나, 해외에서 감염된 후 귀국해 국내에서 2차 전파 또는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결과 해외 유입 바이러스가 구분된 경우다. 2014년 홍역 환자 442명 중 428명이 해외 유입 또는 해외 유입 연관 사례였다. 나머지 14건의 바이러스 출처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번 겨울 홍역 환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은 최근 2년간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홍역이 크게 유행한 영향을 받았다. WH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22만9068건의 홍역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7년 대비 32.4% 증가한 수치다. 이번에 홍역 환자가 집단 발생한 대구, 경기도도 주로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유행 중인 바이러스(B3형·D8형)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개별 환자 역시 베트남, 필리핀, 태국, 대만을 여행 다녀왔다.


조은희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은 "최근 유럽, 중국, 필리핀 등에서 홍역이 유행하면서 국내 유입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병의 역습…'후진국병' 홍역·수두 환자 급증 원본보기 아이콘


◆해외 여행과 함께 감염병도 '입국'= 다른 감염병도 해외 유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질본에 따르면 2017년 법정감염병 환자는 15만2800명으로 1년 전보다 46.9% 증가했다. 이 중 수두가 8만명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48%)을 보였다.


'2017년 국가별 국외유입감염병 환자 발생률 추정' 보고서를 보면 2017년 해외에서 홍역, 뎅기열 등의 감염병에 걸린 후 국내로 입국한 내·외국인은 529명이었다. 주요 유입국은 필리핀(112명), 베트남(69명), 태국(45명), 인도(40명), 라오스(26명) 등 주로 아시아 국가였다. 질본은 이를 바탕으로 직항 비행기 입국자 10만명당 국외 유입 감염병 발생률을 1.36명으로 추산했다.


해외 유입 감염병을 종류별로 보면, 뎅기열이 171건(32.4%)으로 가장 많았다. 말라리아 79건(15.0%), 세균성이질 69건(13.1%), 장티푸스 50건(9.5%), A형 간염 37건(7.0%), 파라티푸스 19건(3.6%), 수두 17건(3.2%) 등도 있었다. 베트남과 태국, 인도, 중국 등으로의 여행객이 많아지면서 관련 질병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겨울철 감염병인 수두는 홍역과 더불어 감시 체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역대 최대 규모의 환자가 나온 지난해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올해 신고된 수두 환자는 지난 20일 기준 5427명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해 1월(7128명)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수두 환자는 2016년 5만4060명, 2017년 8만92명, 지난해 9만6470명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홍역과 수두 어떻게 다른가= 홍역과 수두는 발진이라는 비슷한 증세를 보이나 바이러스는 서로 다르다.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 수두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모두 기침, 재채기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강하고 주로 영유아에게 많이 발생한다.


홍역은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을 시작으로 특징적인 구강 점막 반점과 피부 발진을 보인다. 초기에는 발열과 기침, 콧물 등이 3~5일간 지속되다 붉은 발진이 퍼진다. 발진은 3일 이상 지속되고 발진 후 2~3일간 고열이 나타난다. 수두도 미열을 시작으로 온몸에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발진과 물방울 모양의 물집이 생긴다. 홍역은 가려움증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두 질환 모두 예방접종으로 예방 가능하다. 홍역은 생후 12~15개월과 만 4~6세에 2회에 걸쳐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을 접종하면 된다. 수두는 생후 12~15개월 사이 수두 백신을 맞아 예방할 수 있다.


조자향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홍역은 보통 항체가 생기면 평생 면역이 생기지만 예방 접종을 해도 매우 드물게 홍역이 걸릴 수 있다"며 "어린이 여행객은 여행 피로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큰 만큼, 홍역 유행 국가를 여행할 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