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으뜸 가구가 된 1인 가구는 단순히 통계학적 현상에 머물지 않고 경제, 사회, 문화, 정치 지형의 변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파워 소비 주체로 인식되면서 혼족들의 '혼밥' '혼술' '혼행'과 같은 나 홀로 문화 향유는 소비시장의 황금 타깃이 되고 있다.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 결혼 여부에 따라 독신이라는 틀 안에 있던 1인 가구는 이제 취향과 선택의 문제로 비친다.
주택시장에서도 이러한 1인 가구의 양면성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시장 한쪽에서는 초소형 스튜디오 아파트, 유닛 주택과 같은 마이크로 하우징이 각광받는다. 유닛 주택은 가구원 수가 바뀌면 유닛을 합쳐 크기를 키울 수 있는 공간 구조로, 사무실 등 다양한 형태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기초적인 필수 시설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1인 가구가 있다. 1인 가구 중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12%다. 2인 이상 가구 중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 4% 대비 3배다. 1인 가구의 월세 비율은 48%로 2인 이상 가구의 13.6%에 비해 3배 이상이다. 1인 가구 중 주거빈곤가구 비율은 36.7%에 이르며, 이 중 대부분은 생애주기에서 소득이 가장 낮은 청년층과 노년층이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1인 가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30년에는 33.3%, 2040년에는 35.7%로 전망된다. 가족 구조가 변화하는 것 자체가 위기는 아니다. 우리보다 1인 가구 비율이 월등히 높은 유럽 국가에서 1인 가구는 거의 사회문제시되지 않는다. 오랫동안의 사회 시스템이 '가족'보다는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코하우징, 컬렉티브 하우징, 커뮤니티 하우스, 협동조합주택 등 다양한 주거 형태가 1인 가구를 흡수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1인에게 적합한 주거를 찾기 어렵다. 소형 임대주택과 셰어 하우스의 보급을 늘리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1인 가구의 주거 문제에 대처하기 어렵다.
진미윤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꼭 봐야할 주요뉴스
대자보로 사직 알린 서울대병원 교수..."韓의료,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