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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29> 신진대사의 중심축 혈당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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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개나 되는 우리 몸의 세포들은 무엇을 먹고 살아갈까? 세포들은 대부분의 에너지를 혈액 속에 들어있는 포도당, 곧 혈당으로부터 얻는다. 혈당은 세포들의 주식인 셈이다. 신진대사를 기능별로 보면 에너지를 생산하여 이용하는 에너지 대사 기능과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지방산과 같은 물질을 합성하여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성장과 유지보수 기능의 두 축으로 나눌 수 있다.

음식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은 포도당과 과당, 갈락토오스, 아미노산, 지방산으로 분해되어 작은창자에서 혈관으로 흡수되는데, 세포들의 에너지 대사에는 포도당이 주로 이용된다. 혈당 조절이 에너지 대사의 중심축을 이룬다는 뜻이다. 과당이나 갈락토오스의 대부분은 물론, 아미노산과 지방산도 필요할 경우 간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에너지 대사에 이용된다.

에너지 대사 기능에는 모든 세포가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 몸에는 혈액 속에 항상 4g정도의 혈당이 들어 있어서 모든 세포가 언제든지 에너지 생산에 이용할 수 있다. 혈당을 80~99mg/dl(식사 2시간 후에는 100~140mg/dl) 정도의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할 때 에너지 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며, 혈당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혈당이 너무 높으면 혈관 벽이 굳어지는 동맥경화, 신장 기능의 상실, 뇌졸중과 심근경색, 시신경의 손상, 면역력의 약화, 다리와 발에 혈액공급 감소, 췌장의 인슐린 생산능력 손상 등 많은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혈당이 너무 낮으면 세포의 에너지 생산에 어려움이 있어 비틀거리고, 팔다리 근육이 약해지며, 무기력해지고, 안색이 창백해지며, 식은땀을 흘리고,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우리 몸은 혈당을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음식이 소화되어 포도당이 흡수되어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에서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혈액을 따라 이동하면서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 생산에 사용하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만들어 간이나 근육에 저장하게 하여 혈당을 낮춘다. 혈당이 낮아지면 인슐린 분비가 멈춘다.

세포에서 포도당의 소비가 증가하여 혈당이 낮아지면, 췌장에서는 글루카곤 호르몬을 분비한다. 글루카곤은 간이나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분해하여 혈당을 높여준다. 혈당이 적정 수준으로 올라가면 글루카곤 분비가 멈춘다. 이처럼 췌장에서는 혈당이 높으면 인슐린을, 낮으면 글루카곤을 적절히 분비하여 혈당을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시킨다.

혈당의 자동조절 기능도 히포크라테스가 말하는 전형적인 ‘몸 안에 있는 의사’가운데 하나다.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몸 안에 있는 의사’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적어도 방해하지 않으면, 혈당의 자동조절 기능에는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뇨병에 걸리지 않고, 혈당이 원활하게 자동 조절되는 이유다.

혈당의 자동조절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아서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당뇨병인데, 두 가지 형태가 있다. 1형 당뇨병은 면역세포가 췌장을 공격하여 인슐린이 충분히 생산되지 않는 경우로 어린이들에게 많이 발생하여 흔히 소아 당뇨병이라 부른다. 일시적으로는 인슐린을 공급하면 해결되지만,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생명이야기 78편 참조)으로 면역세포가 공격을 멈춰야 근본적으로 낫는다.

2형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져 인슐린이 분비될 때 인슐린에 잘 반응하던 인슐린 수용체가 잘 반응하지 않아서 세포들이 혈당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병이다. 1형과 달리 당뇨병의 원인이 인슐린의 부족이 아닌 ‘인슐린 저항성’에 있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인 혈당의 과잉공급과 활동량 부족을 개선하여야 혈당의 자동조절 기능이 회복되어 당뇨병이 낫는다(생명이야기 61편 참조).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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