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푸는 중국…무역전쟁 충격 최소화 위해 대출 확대중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중국 금융 당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위축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돈 풀기에 나서면서 은행권 신규대출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14일 중국 인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의 7월 신규 위안화 대출 규모는 1조4500억위안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보다 76%(6278억위안) 증가했다. 7월 말 기준 위안화 대출 총액은 130조6000억위안을 기록, 이 역시 1년 전보다 13.2% 증가했다.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신규대출이 1724억위안으로 6월 보다 469억위안이나 증가했다.
중국 은행들은 상반기 대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6월에 대출 집행을 당겨 하고 여름 휴가철인 7월에는 그 규모를 크게 줄이지만 올해의 경우 6월(1조8400억위안)과 7월 기록이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중국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은행권의 7월 대출이 급증한 것이 돈을 풀어 중소기업과 경제를 살리려는 정부 정책 방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중국의 통화공급량 역시 늘고 있다. 7월 말 기준 중국의 광의통화(M2) 증가율은 8.5%를 기록해 6월 8% 보다 0.5%p나 상승했다. 이는 최근 5개월래 가장 높은 수치다. 통상적으로 M2 증가율이 높아지면 시장 유동성이 개선되고 정부의 재정지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진다.
중국 정부는 최근 2년 동안 ‘부채 축소’ 노력을 기울이며 대출 억제에 나섰지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실물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자 유동성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유동성 공급 확대, 부채 축소 속도 조절,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통한 경제 안정을 강조한데 이어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주 은행과 보험사에 대출 확대를 권고했다.
중국 금융감독 기관인 은행보험감독위원회는 지난 11일 통지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해 달라”며 은행과 보험사에 대출 규모를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건설 중인 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중국 내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출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한동안 중단시켰던 각 지방의 지하철 공사를 다시 허가할 태세다. 중앙정부가 부채 감축을 이유로 신규 도시철도 공사의 심사, 비준업무를 중단한지 1년도 안돼 지린성 창춘(長春)시는 중앙 정부로부터 지하철을 포함한 도시철도 공사 계획을 승인받았다. 쓰촨성 정부가 차기 도시철도 확대 계획에 관한 공청회를 여는 등 다른 지역에서도 공사 비준을 받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국 광다증권의 장쉬 애널리스트는 “7월 통계에서 중국 은행권의 신규대출, 특히 인프라에 들어가는 대출이 늘고 있다는 경제성장을 끌어올리려는 정부 정책 방향이 적용되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지금부터 주가 2배 이상 뛴다" 데이터센터 지을때...
중국 안팎에서는 공격적으로 관세 보복을 밀어 부치는 미국의 기세가 세서 결국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채 축소에 공을 들이던 중국 정부가 다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쪽으로 방향을 조절하고 있는 것도 중국 지도부가 위기감을 뒤늦게 인식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2일자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보복은 중국이 예상했던 것 보다 훨 씬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중국 정부 관료들은 미국의 관세 보복이 위협 정도의 선에서 그치고 결국 뒷걸음칠 것이라 여겼는데, 예상보다 강하게 밀어부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적잖이 놀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례없는 경제 위험에 직면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경제, 위안화,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동시에 애국심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