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안법 개정안, 22일 본회의 처리만 남아
소상공인들, 개정안도 만족 못해…최종 판매자 책임 문제 남았기 때문
업계도 혼란…개정안 통과도 아직인데다, 세부 사항 확정 시점도 내년 2월 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동대문 도매시장 모습. 제일평화시장 너머로 벨포스트, 유어스 등 도매상가들이 위치해 있다. (사진 = 조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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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전안법 개정안에서 요구하는 최종 판매자 책임을 지려면 여전히 KC마크가 필요한 것 같네요. 그렇게 되면 개별 의류 5장에 대한 검사비는 50만원이 소요되는데 수지가 맞지 않는 거죠." 라벨갈이 의류 판매업자 A씨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스타일별로 10매 내외로 구입해와 소비자들에게 재판매하는 업자다. A씨는 "티셔츠 가격대는 1만9000~2만원대로, 제작 원가는 4000원이지만 시험 검사 비용은 10만원 이상"이라며 "사업 접으라는 얘기"라고 토로했다.


여성의류 쇼핑몰 운영자 B씨는 "패션 상품은 주기가 빨라 샘플 돌려보고, 업체 주문이 없으면 끝난다"며 "짧으면 2~3주, 길어지면 1~2개월 남짓한 주기인데, 인증 시마다 기다려야 한다는 건 원단부터 디자이너 제작, 유통까지 모두 할 수 있는 대기업만 장사하라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행법상 책임 소재에 있어서 비켜 있는 동대문 도매업도 1차 소비자인 우리(소상공인들)가 사라지면 타격을 받는다"며 "업계가 공멸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패션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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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에게 과도하게 부과된 의무를 현실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전부개정법률안'(전안법)이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업계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당장 소상공인이 제외된 것은 다행이지만 책임 소재 및 비용, 유예기간 등과 관련해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세한 상인들의 사업 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예 따르면 전안법은 20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리됨에 따라 22일 본회의에 상정돼 최종 처리만을 남겨놓고 있다. 지난해 1월27일 공표된 전안법은 올해 1월28일부터 시행됐지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거센 반발로 6월 개정안이 발의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국민의 안전이 사회적 관심을 크게 받게 되면서 소비자의 권리 및 피해 예방이라는 지지 아래 시행됐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악법'으로 비난 받은 이유에서다. KC마크 등 사전 관리를 위한 비용 문제가 소상공인들이 감당하기 역부족이라는 점에서 과잉규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도 KC마크 없어 소비자가 신고하면 판매자가 법 처분 받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업계 의견을 담아 22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개정안의 제품 안전 관리 체계를 사후 관리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잡았지만, 책임 문제는 여전히 소상공인들의 몫이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대기업 브랜드를 제외한 최종 판매자는 다품종 소량 단위로 온ㆍ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소상공인들이 되기 때문이다.


A씨는 "한 스타일을 수천장씩 생산하는 대기업의 경우, 대표성을 갖는 제품 1장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시험 비용을 원가에 녹일 수 있지만, 도매업의 경우 만들어봐야 100~200장 수준"이라며 "스타일마다 개별 검사를 받아야 하는 현행법상에서는 검사 비용이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답답한 법 개정 전개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한 대기업 패션회사 관계자는"올해 초 법 시행된다고 해서 인증 받는 등 관련 사항 챙겼는데, 개정된다고 또 기다리라고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사전 준비 기간이 짧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안법 개정안이 연내 통과되면, 본격 법 시행은 6개월 유예 기간 이후 내년 7월1일부터다. 한 패션 관계자는 "대부분의 패션업은 현재 내년 겨울 판매분을 위해 기획, 제작 등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산에 KC마크 등 시험 비용이 포함돼야 하는데 아직도 확정된 부분이 없다"고 꼬집었다.

20일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섬유센터 3층 이벤트홀에서 열린 '전안법 개정안' 설명회 모습.(한국패션협회 제공)

20일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섬유센터 3층 이벤트홀에서 열린 '전안법 개정안' 설명회 모습.(한국패션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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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혼란을 막기 위해 한국의류산업협회, 한국패션협회는 20일 전안법 개정안 설명회를 열었다. 이제길 한국의류산업협회 총괄본부장은 이날 "세부 사항이 담기는 시행령, 시행규칙이 정해질 때까지 업계 의견을 모아 반영되게 할것"이라며 "세부 사항이 확정되는 2월말 이후 설명회를 한 번 더 개최하고, 가이드북도 제작, 배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 수 있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민호 국가기술표준원 생활제품안전과 공학박사는 "전안법 개정안의 주요 방향은 소상공인, 섬유, 액세서리 업자들의 규제 관련 부담을 덜자는 것"이라며 "소비자 보호는 제품 안전 협의회 등 사후 관리를 통해 시장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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