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표 '착한 긴축'에 금융시장 안도
[아시아경제 김희욱 전문위원] 26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매입 축소를 발표했지만 국제 금융시장은 안도랠리를 나타냈다.
이날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07%포인트 하락했고 부채 우려국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각각 0.08%, 0.06%포인트씩 하락했다. 이는 약세를 보였던 채권 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의미이다. 유럽증시 대표 지수인 스톡스600지수도 전일 대비 1% 상승했다.
반면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을 반영하며 한 주 내내 강세를 나타냈던 유로값은 약세로 반전됐다. 이날 유로-달러환율은 장중 지난 7월 말 이후 최저치인 1유로당 1.1652달러까지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채권 매입 규모를 600억유로에서 300억유로로 축소하는 ECB의 이날 결정 보다는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에 주목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의거 '무엇이든 하겠다(whatever it takes)'는 발언만으로 유로존(유로화사용 19개국) 경제 붕괴를 막아 낸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시장 달래기에 성공했다. 그는 "필요시(if necessary) 채권 매입 기간을 다시 늘릴 수 있다"고 발언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즈의 찰리 디벨 채권운용본부장은 "ECB가 자산매입을 중단하더라도 한동안 만기채권 재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이는 ECB의 비둘기파적인 통화정책기조와 위험자산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의 본성(비둘기파적)은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하지만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양적완화 연장가능성을 시사한 ECB의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반길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현행 ECB의 기준금리는 0%, 예금금리는 -0.4%에 머물러 있다. 이는 유로존(유로화사용 19개국) 국채는 물론 회사채 시장의 수익률을 오르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JP모간 자산운용의 빈센트 주빈 투자전략가에 따르면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은 ECB 자산매입액의 단순 축소보다 가늘고 긴 양적완화를 더 걱정해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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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우려는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밝힌 '무한정(open-ended)' 이라는 표현과도 무관하지 않다.
야누스 헨더슨의 앤드류 뮬리너 채권 운용역은 "중앙은행 측이 무한정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물가 하방압력에 무게를 둔 것"이라면서 "유럽발 금리인상 가능성은 2019년으로 늦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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