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제금융시장의 화두는 단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일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미 연초에 밝혔듯이 올해 3차례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과정 중에 있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연준자산 축소계획을 밝혀 본격적인 긴축에 돌입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또한 경기회복으로 인한 자산매입 축소를 논의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어 빠르면 10월 2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구체적인 발표가 예상된다. 일본은행(BOJ)도 아직은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강한 경기반등 신호로 인해 정상화시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으로부터 풀려진 유동성이 다시 선진국으로 회수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여 소규모 개방경제하의 우리경제를 곤란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통화정책 정상화의 과정에서 이미 우리가 수개월간 경험한 바 있는 2013년 5월의 '긴축 발작(Taper Tantrum)'과 같은 금융불안이 확대되어 되풀이될지 아니면 최근 우리경제의 기초체력 향상으로 인해 긴축의 파고를 예상보다 잘 헤쳐 나갈지 모두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의하면 19개 신흥국의 비은행부문 달러부채는 올해 3월말 기준 3조3800억 달러로 2008년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 정부와 기업의 달러화 부채가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또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2008년 12월부터2017년 9월까지 25개국 신흥시장에 유입된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은 총 2조3500억달러이다. 이 규모는 미국, 유럽, 일본, 영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이들 중앙은행 자산증가분의 약 24%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역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행할 경우 통화정책 영향으로 유입된 자금의 상당부분은 다시 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IIF의 분석에 따르면 연준의 보유자산 규모와 신흥국 주식ㆍ채권 투자자금 흐름의 상관관계를 추적한 결과 이달부터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예정대로 실시되면 신흥국으로의 채권자금 유입이 처음 2년간 600억 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영향으로는 달러강세와 금리상승이 예상된다. 그간 차입이 늘어난 일부 신흥국과 금리상승에 취약한 신흥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의 몇 가지 이유로 전반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고 할 것이다. 첫째,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이 이미 충분히 경기반전의 시그널을 통해 시장에 예고돼 왔다는 점. 둘째, 양적완화의 결과물로 글로벌 경기 특히 올해 신흥국 경기가 실제로 왕성한 회복세를 보이며 체력이 향상되었다는 점. 셋째, 글로벌 위험선호 확대와 금융여건 개선 등으로 인해 급격한 자금유출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IIF는 올해와 내년 신흥국 순자금유입을 각각 350억 달러, 740억 달러로 전망해 유출보다 유입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리정책과 같은 전통적 통화정책과 양적완화 축소라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병행하는 정상화가 어느 시대에도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이라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 이러한 긴축기조 하에서 글로벌 자금흐름 영향은 대체로 기초체력과 거시건전성에 따른 신흥국간 차별화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대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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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경상수지 등에서 아주 높은 거시건전성(macro-prudential)을 유지하고 있고 또 2014년 이후 대외순채권국이라는 점에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에도 이전과는 달리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정규모의 외환보유액 유지와 최근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연장 등으로 갖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나 예기치 못한 악재로 인한 외국인자금 유출 및 급격한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는 늘 필요하다.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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