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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이야기 입다...종로구 '인왕산 자락 이야기길'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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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의 우리 무예 택견 ▲수성동 계곡과 안평대군 ▲수성동 계곡과 옥인시범아파트 ▲시인 이상과 화가 구본웅 등 내용 감상가능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산은 언제나 거기 있었다.

조선이 건국될 때도, 대한제국이 들어서고 일제치하를 지날 때도, 우리가 산업화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고 있을 때에도 인왕산은 늘 그 자리에서 묵묵히 역사의 흐름을 지켜보는 산(山)증인 노릇을 했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서 대한민국의 변천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인왕산 자락에 그래서 만만치 않은 두께의 이야기가 쌓이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이렇듯 명산인 인왕산 자락에 깃든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낸 '인왕산 자락 이야기길'을 조성, 이달부터 해설사도 운영중에 있다.

이번 '인왕산 자락 이야기길' 조성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한 ‘생태녹색관광자원화’사업에서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는 유일하게 종로구가 선정돼 전액 국비로 진행됐다.
인왕산 자락 이야기길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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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주민들의 산책로 정도로만 인식됐던 인왕산 자락 숲길에 이야기를 입힐 상징시설과 안내 패널 및 QR코드를 이용한 디지털콘텐츠 등을 설치해 인왕산 자락과 관련 있는 우리 역사와 명사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게 한 것이 '인왕산 자락 이야기길' 조성의 핵심이다.
코스는 사직단~택견수련터~수성동계곡~해맞이동산~가온다리~이빨바위~청운공원~윤동주문학관을 통과하는 총 2.5km 숲길로 도보로 완주하면 대략 1시간 40분이 걸린다. 코스 사이사이 그와 연관된 상징시설과 안내 패널이 서있어 천천히 걸으며 감상하면 된다.

코스에서 마주칠 수 있는 지점들은 모두 18개다. ▲외유내강의 우리 무예 택견 ▲세종대왕과 인왕산 ▲겸재 정선 ‘인왕재색도’▲수성동 계곡과 안평대군 ▲수성동 계곡과 옥인시범아파트 ▲‘황소화가’이중섭 ▲시인 이상과 화가 구본웅 ▲인왕산의 생태 ▲인왕산 자락에서 꽃피운 위항문학 ▲인(仁)의 동물, 호랑이 ▲대금 명인 정약대와 나막신 등이 마련돼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지점으로는 ▲외유내강의 우리 무예 택견 ▲수성동 계곡과 안평대군 ▲수성동 계곡과 옥인시범아파트 ▲시인 이상과 화가 구본웅 등 4곳을 꼽을 수 있다.
수성동 계곡과 옥인시범아파트 패널

수성동 계곡과 옥인시범아파트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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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의 우리 무예 택견은 인왕산 숲 속에 위치한 택견수련터의 역사적 의미를 잘 설명하고 있는 지점이다. 이 수련터에서는 택견의 명맥을 잇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고(故) 송덕기 옹이 당대의 최고 택견꾼이었던 임호 선생으로부터 택견을 사사했다. 일제의 탄압을 피해 택견을 수련하면서 사라져가는 민족정기를 세우고자 했던 택견꾼들의 모습이 상징시설로 서 있어 생동감을 더한다.

수성동 계곡과 안평대군에서는 세종의 셋째 아들이었던 안평대군(1418~1453)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안평대군은 수성동 계곡에 비해당(匪懈堂)이라는 자신의 호를 딴 별장을 짓고 살았다. 이 곳에서 안평대군과 당대 문인들은 비해당 안팎에 펼쳐진 자연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비해당사십팔영시’등 숱한 명문장을 남겼다.

수성동 계곡과 옥인시범아파트는 QR코드를 이용한 디지털콘텐츠가 가장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지난 1971년에 세워졌다 2008년 철거된 옥인시범아파트는 가파른 수성동 계곡에 위치해있던 우리나라 1세대 아파트의 대표주자였다.

안내 패널에 붙은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옥인시범아파트가 서 있던 당시의 수성동 계곡 모습을 동영상으로 생생히 관찰할 수 있다. 아파트가 있던 시절의 인왕산과, 아파트가 철거된 후 본래의 아름다움을 되찾은 인왕산의 모습을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렇다면 시인 이상과 화가 구본웅은 인왕산 자락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소설 ‘날개’와 그림 ‘친구의 초상’으로 당대의 대표적 예술가가 된 두 사람은 우연히도 똑같은 인왕산 자락에서 태어나 누상동에 있는 신명학교를 졸업했다. 이때부터 평생을 함께한 두 사람의 깊은 우정은 구본웅이 이상의 초상화를 그리고, 이상이 구본웅을 위해 시를 쓴데서 드러난다.

이곳에는 관광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본웅의 그림과 이상의 시를 옮겨 놓았을 뿐 아니라 QR코드를 구동하면 두 지음(知音)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가 오디오 드라마로 펼쳐져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이야기길을 더 자세하게 즐기고 싶은 주민은 '인왕산 자락 이야기길' 해설사와 동행할 수도 있다. 출발일 최소 3일 전(단체는 5일 전)에 종로구청 홈페이지(www.jongno.go.kr)에 접속해 해설프로그램을 예약하면 된다. 궁금한 사항은 종로구 관광체육과(☎2148-1856)로 전화해 문의할 수 있다.
'시인 이상과 화가 구본웅'에 그려진 구본웅의 그림

'시인 이상과 화가 구본웅'에 그려진 구본웅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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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종 구청장은 “인왕산 자락의 역사·생태·문화예술 등 문화자원을 골고루 선별해 이야기를 가공하는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애정을 갖고 참여해주었다”면서 “이번 '인왕산 자락 이야기길'조성으로 더욱 걷기 편해진 인왕산 숲길을 시민들이 많이 사랑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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