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VIX'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안도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주요국 주가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은행뿐만 아니라 각종 연구단체들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고, 일부 증권사는 주가지수(KOSPI)가 3000까지 갈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에는 선진국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9%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2009년 한 해 동안 중국의 세계 경제성장 기여율이 57%였다. 그래서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제한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세계경제 침체 속에서도 중국 경제가 고성장을 한 것은 정부 주도로 기업이 투자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었다. 중국의 고정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에는 47%까지 올라갔는데, 세계 평균(22%)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이렇게 투자를 많이 해서 기업의 생산능력은 늘려 놓았는데, 국내외 수요 부족으로 과잉투자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대비 부채를 170% 가지고 있는 기업이 부실해지고,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도 같이 부실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 부채 중 60% 이상을 중국 국유은행이 공기업에 빌려주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부실은 눈덩이처럼 더 커질 것이다.
중국 정부가 공산당은 통제할 수 있겠지만, 시장은 통제할 수 없다. 투자 중심의 거품 경제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중국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위기이지만, 중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국에 투자해 우리 국부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머지않아 올 전망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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