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오늘 재상장…지주사 전환, 文 공약 변수
-사업분할 4개사 합산 시총, 최소 31% 이상 증가한 16조5200억원 전망
-문재인 대통령,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 의무보유비율 30% 강화 나설 듯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지난달 4개 사업 부문으로 분할된 현대중공업그룹이 10일 재상장하면서 지주회사 전환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지주사 요건 강화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날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된 현대로보틱스(로봇)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조선해양) 등 4개사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다. 기존 현대중공업 주주는 각 신설 회사에 대해서도 동일 비율의 지분을 갖는다.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재상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현대중공업 시가총액(12조5400억원) 대비 분할법인 4개사의 합산 시총은 최소 31% 이상 증가한 16조5200억원으로 전망된다"면서 "전종목 주가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4개사 중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현대중공업 순으로 상승 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상장을 계기로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인 로봇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의 큰 틀은 마련한 셈"이라면서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주사 현대로보틱스에 대한 지분율 확대가 예상되는 등 지배구조 개편 완료를 위한 핵심 작업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안정적 자금 확보를 위해 현대오일뱅크를 상장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로보틱스가 91.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연결실적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대신 현대오일뱅크가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정유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96.3%, 96.0%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별도기준 138억원을 기록했으나 연결기준 1조76억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지주사 전환 요건 강화가 변수다. 문 대통령은 지주사의 자회사에 대한 지분 의무보유비율을 상장사 기준 기존 20%에서 30%로 높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여기에 현재 계류 중인 상법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인적 분할 시 자사주 활용이 제한돼 기업들이 자회사 지분을 추가 매입해야 한다. 실질적인 지배를 위한 현금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현재 현대로보틱스는 각 계열사들의 지분 13.4%씩을 보유한 상태다. 8%가량을 추가 매입하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할 수 있지만 공약이 현실화 될 경우 지분 매입에 두 배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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