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마을이야기' 책자 발간
이들은 지난 2년간 80여 가구의 벽과 창문, 부엌에 선반을 달았다. 쪽방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다리 뻗을 공간도 부족했는데 선반 덕분에 방이 한결 넓어졌다”며 웃었다.
올해 구가 시행한 ‘마을공동체 사업’의 최종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활동가들이 직접 사진을 찍고 수기를 작성해 생생함을 더했다.
구는 공모를 통해 동(洞) 혹은 구(區) 단위에서 주민들이 직접 고민하고 시행하는 다양한 분야의 공동체 사업을 선정·지원하고 있다.
우선 동단위 사업들로는 ▲쪽방촌 선반지기(남영동) ▲마을브랜드 제작(후암동) ▲보광 클린저스 운영(보광동) ▲커피·다과 만들기 재능나눔(이촌1동) ▲북카페 독서왕 선발(서빙고동) 등이 눈에 띈다.
보광동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청년 예술가들은 “모조리 다 쓸어버린다”는 모토로 ‘보광 클린저스’를 결성했다. 주1회씩 모여 골목길 청소를 진행한다.
대표제안자 박흥수(43)씨는 “공방만 꾸밀게 아니라 동네도 예쁘게 가꿔보려 한다”며 “혼자하면 외롭지만 함께하니 즐겁더라”고 말했다.
구단위 사업들로는 ▲베트남 테마벽화 그리기(베트남 유학생 외) ▲일하는 청소년 지킴이(알바상담소&달꽃창작소) 등이 주민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베트남 테마벽화 그리기는 이태원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한 ‘베트남 퀴논길’(보광로 59길) 일대에서 진행됐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팜 휜 이꽌(여?24) 등 베트남 유학생과 결혼이민자 등이 적극적으로 나선만큼 베트남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는 평이다.
책자는 마을공동체 활동 사례 외에도 구 지원금 신청 방법에서부터 마을 활동을 위한 공공·개방시설 및 마을 북카페 현황 등을 두루 엮어 초심자를 위한 ‘사업 매뉴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총 600부를 발간·배포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우리 마을을 한결 살기 좋은 곳, 오래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애써준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며 “활동가들이 직접 작성한 이번 사례집이 용산 곳곳에서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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