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최근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이란 용어가 주요 시사용어로 화두가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 측이 최순실씨에 대해 키친 캐비닛이란 용어로 정의하면서 사회 안팎의 논란이 뜨겁다.
지난 19일 박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탄핵심판 답변서를 통해 "탄핵소추 절차에 있어서 심각한 법적 흠결이 있고, 소추사유는 사실이 아니며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청구는 각하 또는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설문을 최순실에게 살펴보게 한 이유는 국민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주변의 의견을 청취한 것에 불과하다며 최 씨의 역할을 '키친 캐비닛'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식당 안에서는 직위가 아니라 서로를 퍼스트 네임으로 부르며, 대화나 토의 역시 수평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통령은 이들로부터 국민여론이나 자신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한 충고를 들을 수 있다. 나아가 측근들에 둘러싸여 자신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바로잡을 수도 있어 자주 이런 모임을 갖는다. 물론 식당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다시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다.
미국의 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이 참모진과의 불화로 자문이 필요할 때 행정부 밖의 지인들을 격식 없이 식사에 초대해 국정을 논의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지난 2001년 6월 조지 W 부시(George Walker Bush)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키친 캐비닛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흔히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인들로 의미를 확대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이 논리대로라면 최씨가 연설문을 고친 것은 '국민의 눈높이 자문'을 받았다는 취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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