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문화재청은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등 아홉 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보물 제1918호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인간 세계를 교화하는 석가여래를 중앙에 두고 좌우에 동·서방의 정토를 다스리는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를 배치한 삼불형식이다. 삼불형식은 임진왜란·정유재란 이후 황폐해진 불교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신앙적으로 크게 유행했다. 이 삼불상은 1654년에 벽암각성(1575~1660)의 문도들이 주축이 되어 수조각승 해심을 비롯한 15인의 조각승이 참여해 만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 시기 불교조각의 기준이 된다. 조선 후기 불교조각이 추구한 대중적 미의식을 담았다.
보물 제1920호 ‘고창 문수사 목조지장보살좌상 및 시왕상 일괄’은 삭발한 승형의 지장보살상과 제왕형의 시왕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물 제1921호 ‘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 일괄’은 경주가 아닌 양산 북정리에서 발견된 신라 고분군으로 신라 고분 문화의 계보를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제작 시기는 경주에서 발견된 귀걸이와 금제 팔찌 등과의 비교를 통해 삼국시대 6세기경 작품으로 추정된다.
보물 제1923호 ‘정조 어찰첩’은 정조가 1796~1800년까지 4년간 좌의정 등 고위직을 역임한 심환지에게 보낸 어찰로 300통에 달하는 다양한 내용의 어찰이 날짜순으로 6첩 장첩되어 있다. 이 어찰의 내용은 대부분 정사(政事)와 관련된 것들이어서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다.
보물 제1924호 ‘조선경국전’은 정도전이 조선 초기인 1394년 국가경영을 위한 통치전범을 마련하기 위해 조선의 건국이념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대한 기본방향을 제시한 서적이다. 특히 조선의 기본법전인 ‘경국대전’ 편찬에 모체가 되었다는 점과 조선전기의 간본으로는 이 책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보물 제1147-3호 ‘묘법연화경(권5~7)’은 1470년에 세조비인 정희왕후가 차남인 예종이 돌아가자 이미 고인이 된 세조와 장자인 의경왕 그리고 예종의 명복을 빌기 위해 간행한 왕실판본이다.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전래되는 같은 초기 인본이 극히 희소하기에 귀중하다.
보물 제1196-2호 ‘묘법연화경(권4~7)’은 태종의 넷째 아들인 성녕대군이 14세에 요절하자 그의 장인으로 인순부윤 직에 있던 성억이 성녕대군과 대군의 모친인 원경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간행한 경전이다. 이 책은 보물 제1196호인 ‘묘법연화경(통도사 소장)’과 동일한 간행본으로서 같은 판본에서 찍어낸 것이다. 이번에 지정 예고되는 대상은 판면의 상태가 선명하고 다른 발문이 없다는 점에서 1422년 판각 즉시 인출한 초인본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 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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