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와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대체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내 증시 급락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CIO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때보다 더 큰 충격이 시장에 전해져 증시가 많이 빠졌으나 오히려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다"며 "증시 급락의 원인은 미국 대선 결과가 기존 여론조사 기관 등의 추정치에서 많이 벗어나 이에 따른 실망감이 반영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정책과 관련해 한국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며 "방산주 등이 오르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CIO 역시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됐다 하더라도 증시 상승은 단기에 머물렀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불안이 남아있으나 경제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전날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커지며 증시 급락세가 나타나자 기관투자가는 유가증권(코스피)ㆍ코스닥 시장에서 총 429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투신(운용사)도 72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567억원, 2090억원 순매도했다. 기관은 증시 패닉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증시가 많이 하락했으나 종목별로 주가 등락에 차이가 있다"며 "트럼프 후보의 공약에 따라 방산 부문은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고 의료,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이 레벨다운된 다음에는 종목별 옥석가리기를 통해 상대적으로 좋은 종목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운용사 상장지수펀드(ETF) 담당 펀드매니저는 "지금처럼 좋은 상황은 일년에 한두번 정도밖에 오지 않는다"며 "종목이나 업종별 옥석가리기가 힘들면 코스피나 코스닥 레버리지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단기 이슈에 따른 투자처 찾기에 급급하기보다 거시적인 자산 배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조언도 나왔다.
박용명 한화자산운용 CIO는 "트럼프 당선 이후 앞으로 그가 펼칠 정책에 따라 세계질서가 바뀌게 될 텐데 이는 불확실성이 변수에서 상수가 된 것을 의미한다"며 "단기적으로 주식 등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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