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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자는 밟아버린다...그 이름은 돈" 신해철 노래가 가슴을 치는 날

최종수정 2016.10.28 11:17 기사입력 2016.10.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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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시간의 눈' - 2주기 맞은 '불멸의 가수'…마치 지금 현재를 꿰뚫고 있는 듯한 신랄한 노래

故 신해철(사진=KCA 엔터테인먼트)

故 신해철(사진=KCA 엔터테인먼트)


27일은 가수 신해철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한국 사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태로 들끓고 있다. 신해철은 적극적으로 사회의 제반 문제에 목소리를 낸 '소셜테이너'였다. 그는 작금의 한국 사회에 대해 어떻게 얘기 했을까. 그가 남긴 노랫말을 통해 짐작해봤다.

신해철은 누구보다 청소년과 공교육의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돈도 실력, 부모를 원망하라"고 한 데 대해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Money'란 곡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물신 숭배를 비판한 바 있다.
사람보다도 위에 있고 종교보다도 강하다
겉으로는 다 아니라고 말을 하지만
약한 자는 밟아버린다 강한 자에겐 편하다
경배하라 그 이름은 돈
-'Money' 중에서

최씨의 딸 정유라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은 우리가 이미 결과가 정해진 세상에 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허탈감을 느끼게 했다.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 준
아니 우리에게 던져 준 세상
패자가 승자보다 훨씬 많은
반은 미리 이미 정해놓은 게임

-'그들만의 세상 Part 2' 중에서
어쩌면 시작부터 잘못됐었는지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씨의 아버지 최태민을 처음 만난 1970년대의 상황들은 이미 불행을 잉태하고 있었다.

한발의 총성으로
그가 사라져간 그날 이후로
70년대는 그렇게 막을 내렸지
수많은 사연과 할 말을 남긴 채
남겨진 사람들은 수많은 가슴마다에
하나씩 꿈을 꾸었지 숨겨왔던 오랜 꿈을
무엇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가

-'70년대에 바침' 중에서

상처는 사람을 움츠러들게 한다. 어딘가 기대야 버틸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한낱 미몽에 불과한 것을 가려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관계가 오래 이어진다면 이중인격자, 비겁자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어둠 속을 도망치는 상처 입은
들짐승의 눈빛처럼 세상사람 모두에게서
나를 지키려 부드러운 웃음 속에
날카로운 이빨을 감추어 두고서
때와 장소 계산하면서 나를 바꾸려
내 마음 깊은 곳에는 수많은 내가 있지만
그 어느 것이 진짜 나인지 이중인격자
외로운 도망자 하지만 해가 갈수록
삶은 힘들어 이중인격자 외로운 비겁자

-'이중인격자' 중에서

故 신해철 'CRY(크라이)' 뮤직비디오 영상 캡처

故 신해철 'CRY(크라이)' 뮤직비디오 영상 캡처


하지만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은 결국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지금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상황이 좋지 않고 부동산 값만 치솟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점차 심해지는 빈부의 격차는 서민들의 증오를 낳는다.

빈곤과 절망이 결혼을 하매
그들 사이에 증오를 낳으사
그가 뿜어대는 독한 연기 속에
편견이 분열의 춤을 추도다

-'증오의 제국' 중에서

'제정일치 사회'라는 비아냥은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세월마저 허망하게 한다.

이젠 살아남는 게 목적인 시대는 갔다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인 시대가 왔다
좌익 우익 중도 이데올로기는 쓰레기통에 갔다
불안한 사람들은 새로운 적을 찾아 헤맨다
어디로 가는가 얼마 만큼 왔는가 혹은 제자리인가
거꾸로 가는가 알기는 아는가 이게 뭔 소린가
-'Age Of No God' 중에서

그렇다고 이렇게 그들이 만든 세상에 욕만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까. 신해철은 '그들만의 세상 Part 3'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왜 대체 왜 도대체 우리가 왜
그들이 만든 세상에 얹혀살까.
행복해지기 위해
진정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건 한 가지 아니면 두 가지뿐.

어디 있든 무엇을 하든
이거 하나만은 절대 잊지마
우리가 꿈꿨던 세상은 결국 올 거란 걸.

우리가 욕했던 그들과 이미 닮아버린 것은 아니니
만일 그렇다면 지금 돌아오면 돼.

-'그들만의 세상 Part 3' 중에서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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