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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H&M 해외 SPA의 고전…살아나는 토종 패션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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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H&M, 현지보다 비싼 가격정책에 성장 둔화
데이즈, 올해 매출 5000억원 넘을 듯

자라·H&M 해외 SPA의 고전…살아나는 토종 패션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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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패션업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해외 제조·유통 일괄(SPA)브랜드 대신 토종 브랜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 SPA는 저렴한 가격과 유행에 맞는 디자인에서 강점을 보이면서 세계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국내에 진출한 자라·H&M 등 SPA브랜드는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정책을 내세운 데다 품질과 디자인도 국내 패션브랜드 대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12일 NH투자증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패션 시장을 지배한 해외 SPA브랜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폐점하거나 아예 철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단일 브랜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유니클로 성장률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한자릿수로 꺾였다. 자리와 H&M은 성장률 및 수익성 하락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포에버 21은 매장을 정리하고 있으며 조프래쉬는 국내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해외 SPA브랜드가 주춤한 배경에는 최근 소비시장의 트렌드와 관계가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PA는 다소 품질은 떨어지더라도 합리적인 가격과 트렌디한 디자인이 장점"이라면서도 "국내 진출한 대다수 브랜드는 가격이 충분히 저렴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거리표 제품과 비교해서 한국인 취향에 맞는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는 원단과 같은 품질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해외 SPA브랜드가 가성비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장 중요한 가격에서 확실한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의 유통구조상 쉽지 않다. 국내의 폐쇄적인 유통환경을 고려해 성공한 해외 SPA브랜드는 중간유통사를 통해 진출했다. 생산과 유통을 통합해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유니클로는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에프알엘코리아에서, 갭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중간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자라 슬림핏 레깅스는 국내 판매가격이 스페인 현지가격보다 59% 비싸다. 오버사이즈 새틴 봄버재킷 가격은 89% 높게 책정됐다. 갭의 펠트로고집후디 가격도 60% 비싸다. H&M도 마찬가지. 보머재킷과 패튼드레스블랙플로럴의 국내 가격은 현지가격보다 각각 32%, 30% 높게 책정됐다.

해외 SPA 브랜드가 가격 정체성에서 혼란을 겪으며 고전하자 국내 SPA브랜드는 제품과 유통의 통합을 추구하며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최근에는 취약부분으로 꼽히던 디자인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이미트 브랜드 ‘데이즈’ 성장이 두드러진다. 데이즈의 생산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맡고 있다. 소비자 사이에서 마트에서 판매하는 브랜드 정도로 알려진 데이즈는 디자인이 개선되며서 인지도가 상승했다. 올해 매출액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즈는 최근 다양한 협업으로 디자인 품질을 강화하고 있다. 남성복은 이탈리아 남성브랜드 라르디니와, 여성복은 홍승완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컨템포러리 라인을 내놨다. 최근 하남 스타필드를 시작으로 단독매장 출점도 시작했다. 2023년까지 매출 목표는 1조원이다.

신성통상이 운영하고 있는 탑텐도 가성비로 경쟁력이 높은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 대부분의 SPA 브랜드들이 제품과 유통만을 통합하고 제조는 아웃소싱 방식이라면, 신성통상은 기존 베트남과 미얀마 등지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하던 기업이라 제조, 제품, 유통까지 전과정을 수직 계열화시켰다는 장점이 있다. 정상가는 유니클로 등 경쟁사 대비 높은 제품도 있을 수 있으나, 할인판매율이 약 70%로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성비는 높은 편이다. 일반적인 SPA브랜드들의 제조원가 대비 판매가격배수가 2~3배로 알려졌다. 탑텐은 1.5~2배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연구원은 "최근 국내 소비시장에서 가성비 이슈가 심화되며 해외 SPA 브랜드의 정체성이 애매해지고 있다"면서 "그 틈을 타고 일부 국내 브랜드 매출이 의미 있게 반등 중이라 제2의 유니클로가 국내 브랜드에서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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