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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사, 권한도 없이 'KEI 천황 만세' 사건 개입…조사 핑계로 은폐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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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관계자 "내부감사 규정 어긴 것 맞아…박광국 원장 등 윗선 합의 후 지시" 시인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6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6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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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손선희 기자] 국책 연구기관을 총괄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인사)가 소관 기관에서 벌어진 '천황폐하 만세 삼창' 사건에 대해 감사권한도 없이 개입, 은폐 시도를 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세영 경인사 이사장은 산하 국책 연구기관 감사 관련 질문에 "(국책 연구기관) 감사권한은 국무조정실에 있다"며 경인사는 권한이 없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아시아경제가 지난 6월23일 천황폐하 만세 삼창 사건을 최초 보도한 직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자체 구성한 진상조사단에는 KEI 관계자 4명과 함께 조용도 경인사 전략관리실장이 포함돼 있었다. 즉 경인사가 KEI에 대한 감사권한이 없음에도 조사 명목으로 개입해 초기 은폐에 가담한 것이다.
권한도 없는 경인사 직원이 진상조사단에 포함된 배경에는 당시 조사단장을 맡고 있었던 박광국 KEI 원장과 안세영 이사장 간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KEI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경인사에서 합동조사를 하자는 요청이 들어왔고, 안세영 이사장과 (박광국) 원장이 직접 대화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꾸린 건 진상조사단이지 감사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이나 감사단이나 기능이 동일한 게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 관계자는 결국 "경인사 요구가 있었고 별도로 (박광국) 원장이 지시했다"며 "내부감사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

당시 KEI와 경인사는 자체 진상조사 결과라며 단 몇 시간 만에 '천황폐하 만세 삼창은 사실 무근이며 이정호 전(前) 센터장이 워크숍에 참석한 사실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는 순전히 비위행위 당사자인 이 전 센터장의 진술에 의존해 이뤄진 허술한 조사결과임이 드러났다. 경인사의 상급기관이며 감사권한을 지닌 국조실이 진상규명에 나서면서 해당 발언이 실재했음이 확인됐다.

국조실은 천황폐하 만세 삼창 발언 사실을 확인하고, 그 외 '조부가 동양척식주식회사 근무' '일본은 어머니의 나라' 등 각종 친일 발언과 이 전 센터장의 만취 정황에 대한 다수 증거를 확보했다. 이어 7월29일 이 전 센터장에게 중징계, 박 원장에 대해선 문책 처분할 것을 KEI와 경인사에 각각 통보했다. 이 전 센터장은 '정직 2개월', 박 원장은 징계 없이 '경고' 처분되는 데 그쳤다.
권한 없이 내부 규정을 무시하고 임의로 감사에 참여한 데다 초기 부실대응 책임도 있는 경인사는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박 원장에 대해 경고 처분한 뒤 사건에서 완전히 손을 뗐을 뿐이다.

한편 KEI 자체 진상조사단은 초기 조사 과정에서 녹취한 직원들의 진술과 개별 신상이 담긴 녹취록 확인서를 작성해 이 전 센터장에게 그대로 넘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정무위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KEI) 직원들이 자체 조사에서는 '천황폐하 만세를 들은 적 없다'고 부인하다가 진술자를 보호하기 위해 무기명 조사를 실시하자 '들었다'고 응답했다"며 "이는 조사단장인 (박광국) 원장이 직원들의 진술 확인서를 그대로 전달하는 등 부적절하게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박 원장은 "(진술 확인서를) 준 적이 있다"며 "우리가 감사 전문 기관이 아니다 보니 감사 방법에 있어 미흡했던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천황폐하 만세 삼창 발언 유무 부분은 개연성이 높다고 조사됐을 뿐 아직 완전히 확인되지 않았고 (아시아경제를 향한) 민사소송뿐 아니라 (정부 상대) 행정소송도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지금으로선 (해당 발언에 대한) 진위를 말하기 어렵다"고 국조실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덧붙여 추가 논란을 예고했다.
<아시아경제> 6월23일자 기사

<아시아경제> 6월23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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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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