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기어'라고 부르는 변속기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예전에는 연비가 좋고 운전하는 '맛'에 수동변속기가 주를 이뤘지만 이젠 자동변속기가 국내 승용 시장에서 90% 이상 채택될 정도로 대세가 됐다. 최근에는 두 변속기의 장점을 지닌 제품까지 나왔다.
1999년 자국에서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승용차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년 조사에서는 25%까지 늘었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 전역과 아시아에서도 점차 자동변속기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데 단기간에 자동변속기가 대세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럼에도 수동변속기를 고집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것은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수동변속기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소형차에서 무시할 수 없는 특징으로 무게가 가벼워서 기어 변속에 능한 운전자라면 연료 효율을 높이는 데도 유리하다.
자동변속기에서도 수동변속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기어 우측을 보면 '+, -'로 표시된 부분이 있는데 이게 자동변속기의 수동모드와 스포츠모드다. 보통 수동모드는 수동 변속의 재미를 느끼고자 할 때 사용되지만 사실 이 모드가 도입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엔진브레이크 때문이다.
자동변속기는 속도를 줄이려면 브레이크밖에 방법이 없다. 하지만 수동변속기는 차량의 기어를 차근차근 낮춰가며 회전수 수치에 맞춰 감속할 수 있다. 긴 내리막길이나 눈길, 빗길 등 주행 조건이 좋지 않을 때 속도에 맞춰 엔진 브레이크를 적절히 사용하면 브레이크패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의 장점을 조합한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도 등장했다. 이 변속기는 수동변속기 차량에서 운전자가 직접 해야 하던 기어 선택, 변속, 클러치 조작을 모두 기계가 대신한다.
수동변속기의 큰 단점이던 구동이 끊기는 현상도 없어서 더욱 호응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1단 기어 클러치를 끊는 순간 2단 기어 클러치가 연결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직결감을 느끼며 운전할 수 있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고성능, 고효율,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우수한 연비와 편리한 주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중요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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