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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브렉시트에 숨죽이는 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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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파장에 국내 건설사들이 초긴장 상태다. 더 민감해야할 금융권에서도 '단기 충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올해 해외 수주를 통해 반전 계기를 삼으려했던 건설사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에 가깝다.

모 대형건설사 해외영업담당 임원은 "지난해 그리스의 EU 탈퇴 이슈가 불거져 유로화가 하락하면서 애를 먹은 걸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답답하다"며 "올해 중동시장에서 이란이라는 새로운 금맥이 터졌는데 브렉시트는 해외영업맨들을 좌절하게 하는 재료"라고 탄식했다.
베테랑 건설인의 넋두리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를 하락시켜 유럽 건설사의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리게 된다는 점을 상기하면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 그렉시트 이슈가 시장에 영향을 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동시장 건설수주 상위 10위에서 유럽업체가 4곳이나 차지한 것도 화폐가치 변동 탓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2014년 중동 수주 톱10에 들었던 유럽건설사가 단 한 곳에 불과했다"며 "유로화 약세가 중동 건설시장 내 유럽 건설사의 시장점유율로 곧장 이어져 중동 건설시장의 지형 자체가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최악의 수주 가뭄에서 허덕이다가 올해 1분기에 반전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는 그 순간 브렉시트가 터졌으니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엄살로 다가오지 않는다.

더구나 올해 조선 해운에 이어 건설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고 있는 터다. 국내 주택경기가 완연히 둔화되면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중동, 중남미 지역을 근거로 한 플랜트에서 찾아야하는 상황에서 브렉시트는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손님에 다름없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이럴 때 금융권의 적극적인 손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공공 금융기관을 앞세워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건설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실제 최근 대한건설협회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업을 공개하는 건설사 120곳에 대한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등 성장성과 수익성뿐만 아니라 안전성 지표인 유보율까지 전년보다 크게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 환경은 빡빡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자체가 취약업종으로 분류되면서 금융권이 지갑을 닫은 결과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시공에서 벗어나 기획에서 관리까지 모두 책임지는 글로벌 디벨로퍼 육성을 외치지만 국내 건설사들은 단기적 자금 회수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선진 경쟁업체과 비교해 설계, 기술 등 고도화전략에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이 계속된다면 글로벌 디벨로퍼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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