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당 압승…한국경제에 '엔저된서리' 예고
아베 웃음이 한국경제엔 오싹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오현길 기자, 조슬기나 기자]한국 경제에 '아베 신조 집권 장기화'라는 새로운 위험요인이 들이닥쳤다. 일본 아베 정권의 총선압승으로 엔저가 가속화ㆍ장기화될 것이 확실시된 가운데 미국이 금리인상 논의를 본격화하고 국제 유가의 급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안으로는 내수부진이 심각한 상황에서 저물가와 가계부채 등 대내악재가 속출하고 세계경기 둔화 속에서 그나마 경제를 지탱해오던 수출마저 위협받고 있다.
◆엔저가속화ㆍ유가급락 대외여건 불안= 아베 내각이 오는 24일 새로 출범하면 아베노믹스의 양적완화와 엔저공세도 본격화된다. 일본은 지난해 4월 도입한 양적ㆍ질적 금융완화를 확충해 금융정책의 목표로 하고 있는 자금공급량을 이제까지의 연간 60조~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늘렸다. 이런 자금공급량은 내년 말에는 355조엔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0% 이상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주 예정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이 나올 경우 달러화 강세에 엔화약세 기조가 이어지게 된다. 국제금융센터가 14개 해외기관들의 내년 환율 전망치를 집계해 평균을 낸 결과 엔화는 내년 3월 달러당 114.93엔, 6월 116.27엔까지 떨어지고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9월(118.27엔), 연말(119.36엔) 상승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국내외 기관들이 모두 50∼6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여기에 미국만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 유럽, 중국, 일본 등 나머지 주요국의 성장세는 부진하다.
◆엔저, 대일 수출기업에 큰 부담= 정부는 엔화약세가 확대ㆍ장기화될 경우 주력 산업과 전체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대일본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일본 기업과 경쟁을 펼치는 세계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대일 수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1월부터 지난달까지 대일 누적 수출액은 289억82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선진국 수출액이 6.1%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2010년 이후 4년 만에 대일 수출이 300억달러를 하회할 가능성도 높다. 다만 엔ㆍ달러가 오르면서 원ㆍ달러가 동반 상승하고 있어 수출기업 입장에서 영향이 상쇄돼 엔저 가속화가 우려만큼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저유가상황은 긍정ㆍ부정적 영향이 혼재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국내 대부분 산업에서 생산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석유제품을 연료ㆍ원료로 사용하고 수출비중이 높은 화학, 비금속광물, 자동차, 섬유 등에서 생산증가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정유는 직접적인 석유제품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쳐 매출액 감소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투자여력 감소로 향후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박재완 "내년 구조개혁 적기"= 정부는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당초 예상된 경기회복 흐름을 하회할 수 있는 만큼 내수회복을 위한 추가적 정책 노력과 함께 저유가 상황과 엔저 대응 등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엔저보다 무서운 것은 일본 경제가 안 좋아지는 것"이라며 "엔화 움직임은 양쪽 측면이 다 가능할 수 있어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대외리스크에 대비하면서 구조개혁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성패를 장담하기 힘든 아베노믹스가 구조개혁에 실패할 경우 우리나라에 큰 여파를 미칠 것"이라며 "수출기업은 앞으로의 충격에 대비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개혁, 농산물 관세폐지 등 아베 총리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구조개혁 없이는 아베노믹스의 성공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개발연구원이 발간하는 나라경제 12호 기고문에서 "재정ㆍ금융ㆍ통화 확장은 쉽게 경기를 부양하고 한계기업ㆍ가계의 연명을 돕지만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이 따른다"면서 "따라서 정말 어려울 때에만 일시적으로, 적기에, 목표를 잘 겨냥해 맞춤형으로 시행해야 한다. 2015년은 선거가 없으므로 구조개혁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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