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나노구조체 이용한 고효율 항암 치료기술 개발

약재 내성 극복하고 질병세포만 없애는 효과

▲집화된 DNA가 접합된 금 나노입자의 암세포 특이적 유입.[사진제공=미래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DNA 나노구조체를 이용한 고효율 항암 치료기술이 개발됐다. 암 세포 부위에만 찾아가 약물과 약재 내성 억제 유전자를 방출시켜 질병세포를 없애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약재 내성은 유전적, 환경적으로 약물에 노출이 됐을 때 그 약물에 대항할 수 있는 신호 전달 체계를 활성화 시켜 약물에 의한 효과를 떨어트리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세포 내 pH(수소이온 농도지수)를 감응해 지능적으로 치료제와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나노입자 DNA 구조체를 개발했다. 암세포에 항암제 전달과 약재 내성 억제를 통해 항암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원리를 밝혀낸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나노입자의 불명확한 전달의 한계를 극복하고 암 세포 부위에만 찾아가 질병세포만을 죽일 수 있다. 앞으로 나노입자를 이용한 의약학, 보건의료, 암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팀은 금 나노입자에 pH 감응형 DNA(이하 i-motif DNA)와 상보적 결합을 하는 DNA, 치료 유전자인 안티센스 DNA(antisense DNA)를 붙여 조건에 따라 거동을 조절하는 지능적인 DNA 나노머신을 개발했다. i-motif DNA가 낮은 pH 조건에서 모양을 변형해 분리되는 성질을 가지는 점에 착안, i-motif DNA에 상보적 서열이 접합된 나노입자의 군집을 만들었다. 이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핵산(antisense DNA)을 금 나노입자의 표면에 붙였다.

이런 금 나노입자는 세포 밖의 중성 pH에서는 DNA의 상보적 결합에 의해 나노입자 군집을 만들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세포 내 엔도솜(endosome)의 낮은 pH에 감응해 서로 흩어지면서 내부에 담지한 약물을 전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 금 나노입자가 서로 흩어지며 접합된 안티센스 DNA가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문제됐던 기존 방식과 달리 특정 크기로 조절 가능한 나노입자의 군집을 만들어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축적이 되고 암세포 내부에서 특정 자극에 의해서만 흩어지고 약물 및 유전자를 방출하기 때문에 암 을 치료할 때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

이번 성과는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나노분야의 저널 에이씨에스 나노지(ACS Nano, IF 12.033, JCR 상위 5.33%) 최근 온라인에 논문(논문명: 암세포를 표적하며, 크기 조절이 가능한 군집화된 나노입자를 이용한 항암치료의 응용(Tumor-Homing, Size-Tunable Clustered Nanoparticles for Anticancer Therapeutics)으로 실렸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김진환 연구원, 김원종 그룹리더가 맡았다.

김원종 그룹리더는 "암세포만 표적으로 축적이 되는 나노입자 군집을 이용해 부작용은 낮추고 항암 효과는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초기술"이라며 "앞으로 나노입자를 이용한 항암 치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실제 항암 치료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