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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의 고통에 눈감지 않았던 백인, 영원히 눈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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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네이딘 고디머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보호주의자' '줄라이의 사람들' 등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을 고발한 작품으로 유명한 노벨문학상 수상 여류 소설가 네이딘 고디머(사진)가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0세.

AP통신 등 외신은 고인이 요하네스버그 자택에서 전날 밤 타계했으며 아들 휴고와 딸 오리안이 임종을 지켰다고 14일 보도했다.
1923년 11월20일 유대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고디머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 도서관과 책이 그의 스승이었다. 독학으로 글을 깨친 고디머는 15세 때 첫 단편소설을 썼다. 이후 15편의 소설과 20편의 수필, 비평서 등을 발표했다.

지배계급인 백인이었지만 그는 흑인의 고통에 눈감지 않았다. "남아공의 상황은 바로 정치적 상황이다."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부조리와 불평등은 고스란히 작품의 질료가 됐다. 펜을 잡은 60년 동안 그는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낳은 폐해와 이로 인해 고뇌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다. 이 때문에 1948~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건재하던 시절 줄라이의 사람들을 비롯한 고디머의 저서 3편은 판매금지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정권의 탄압에도 꼿꼿하게 인종차별정책에 맞선 그는 1987년 소설 '자연의 위안'으로 노벨문학상을 받는다. 이 책에서 고디머는 아파르트헤이트의 종식과 고(故)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자유를 예언했다.
그의 현실 참여는 문학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백인정권이 만델라가 이끌던 흑인정치조직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불법화하자 항의의 뜻으로 ANC에 가입했다. 만델라 대통령은 1999년 그에게 남아프리카 국민훈장을 수여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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