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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이 부활시킨 닷선, 신흥국 車 시장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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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쾌속 출발 현대 이온과 경쟁…인도네시아ㆍ러시아서도 기대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닛산 자동차가 미국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버렸던 닷선(Datsun) 브랜드를 되살렸다. 닛산은 닷선 브랜드를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경제국에서 소형차에 붙여 팔고 있다.

닛산은 지난 3월 인도에서 '닷선 고' 모델을 시판한 데 이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닷선 고 플러스'에 대한 주문을 받고 있다. 닛산은 두 모델 모두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한다. 러시아에서는 제휴 업체에서 제조한 '닷선 온두'를 다음 달 선보인다.
부활시킨 닷선 브랜드 앞에 선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 사진=블룸버그

부활시킨 닷선 브랜드 앞에 선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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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은 닷선 브랜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13 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한 지난 12일(현지시간) 닛산은 신흥시장에 닷선이 출시되는 올해 성장이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닛산은 내년 3월 말 결산인 이번 회계연도 자동차 판매 대수가 약 556만대로 지난해의 512만대보다 약 9%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순이익은 4050억엔으로 약 4% 늘어난다고 예상한다. 지난해 닛산은 전기보다 14% 많은 3890억엔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엔화 가치 약세에 도움을 받았다.
◆印 쾌속 출발, 현대 이온과 경쟁= 부활한 닷선 브랜드는 처음 출발한 인도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닛산그룹 인디아는 지난달 판매한 자동차 5301대 중 절반 이상인 2691대가 '닷선 고'였다고 밝혔다고 인도 언론매체 NDTV가 최근 전했다.

이로써 닷선 고는 레저용 차량 테라노를 단숨에 제치고 인도에서 닛산의 주력 모델로 떠올랐다. 닷선 고는 배기량 1200㏄인 5도어 해치백 모델로 기종에 따라 31만루피(약 540만원)에서 37만루피(약 640만원)에 판매된다.

닷선 고 판매 호조 덕분에 닛산그룹 인디아의 지난달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의 1239대보다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요무라 겐이치로 닛산그룹 인디아 사장은 "판매 증가세가 고무적"이라며 "이 추세를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인도 자동차 1위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의 마루티 알토와 현대자동차의 이온이 인도 소형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마루티 알토는 배기량 800㏄ 엔진을 장착했고 현대차 이온의 엔진은 배기량이 814㏄다. 두 모델의 가격대는 닷선 고와 겹친다. 현대차 이온은 많이 나갈 때는 월 1만대 넘게 팔렸다.

닷선 고, 닷선 고 플러스, 닷선 온두 모델(왼쪽부터)

닷선 고, 닷선 고 플러스, 닷선 온두 모델(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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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泥선 MPV 모델 판매= 닛산은 인도네시아에서는 다목적차량(MPV) '닷선 고 플러스'를 판매한다. 지난 8일 이 모델에 대한 주문을 받기 시작했고 다음 달부터 소비자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이 신차는 닛산이 3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지은 웨스트 자바 공장에서 생산된다.

닛산은 다음 달부터 내년 3월까지 10개월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닷선 고 플러스를 4만대 팔 것으로 예상한다. 하세가와 도루 닛산 모터 인도네시아 사장은 인도네시아를 "매우 유망한 시장"이라고 전망한다. 하세가와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산층이 증가하고 있고 이웃 국가에 비해 차량 소유 비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인구 1000명당 차량 보유 대수는 70대로 말레이시아의 250대와 태국의 150대에 한참 못 미친다.

닷선 고 플러스는 좌석이 5개다. 접이식 의자를 펴면 2명 더 탈 수 있다. 닷선 고 플러스는 배기량이 1200㏄으로 닷선 고와 같지만 가격대는 닷선 고보다 높다. 닛산은 닷선 고 플러스의 가격을 기종에 따라 8500만루피아(약 770만원)에서 1억300만루피아(약 930만원)로 정했다. 이 모델은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친환경차로 인정돼 세금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인도 자동차 매체 러시 레인 등에 따르면 닛산은 조만간 닷선 고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선보이고, 닷선 고 플러스는 인도에 추가할 예정이다.

◆러시아에선 경유차로 시작= 닛산은 러시아에는 '닷선 온두'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닛산은 닷선 온두를 르노닛산이 지분을 보유한 러시아 아브토바즈의 공장에서 생산해 다음 달부터 판매할 예정이라고 인도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전했다. 닷선 온두는 경유 아브토바즈의 저가차 라다 그란타 세단과 같은 플랫폼에서 만들어진다. 닷선 온두는 경유자동차고 엔진 배기량은 1600㏄다.

닛산은 닷선 부활 프로젝트를 2012년 3월에 발표했다.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은 당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닷선은 저렴한 가격에 신뢰성이 높은 차의 대명사였다"며 "신흥시장 전용 브랜드로 닷선을 되살리겠다"고 발표했다.

재생된 닷선 브랜드가 신흥시장에서 질주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폐기된 지 약 30년 지난 자동차 브랜드가 완전히 다른 콘셉트로 다른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된다.


'닛산' 알리려 '닷선' 버려…마케팅 실패 사례


닷선 240Z 스포츠카. '페어 레이디'라고 불렸다. 사진=해글리뮤지엄

닷선 240Z 스포츠카. '페어 레이디'라고 불렸다. 사진=해글리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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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닷선 브랜드 폐기는 실패한 마케팅의 사례로 거론된다.

닛산은 1981년 수출용 차량에 붙여온 닷선 브랜드를 닛산으로 바꾸기로 한다. 도요타와 혼다처럼 회사 이름이 더 알려져야 한다는 이유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닛산은 1982년부터 닷선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닛산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이 사실을 홍보한다. 광고비와 간판 교체 등에 5억달러를 들인다. 하지만 닛산이 닷선 브랜드를 폐기한 1986년 이후 몇 년 뒤에도 해외 소비자들은 닷선을 닛산보다 더 친숙하게 여긴다는 조사가 나왔다.

닷선 브랜드는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스포티한 디자인과 뛰어난 주행 성능을 지닌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하고 있었다. 닷선 브랜드는 미국 수입차 중 판매대수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게 잘 나가던 닷선 브랜드를 닛산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희생시킨 것이다.

닷선 브랜드는 닛산 자동차의 전신인 DAT자동차에서 탄생했다. DAT는 1931년 배기량 495㏄의 경차를 닷손(Datson)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DAT의 아들이라는 명칭이었다. 이후 손이 손(損)과 발음이 같다는 지적에 따라 1933년에 son을 일본이 상징으로 삼는 태양을 뜻하는 sun으로 바꿨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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