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 꿋꿋히 버텨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 CEO들은 우리나라의 여성 리더십을 어떻게 볼까? 본지가 [女力國力 시리즈]를 통해 보도한 여성 인재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외국 여성 인사들도 공감했다. 특히 보육 문제 해결 등 여성의 사회 참여를 늘리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 가사 분담을 비롯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기업과 가족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꼽았다.


에이미 잭슨 암참 대표

에이미 잭슨 암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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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하게 버텨라(Hang in there)"

에이미 잭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가 우리나라의 직장 여성들에게 내린 처방전이다.


잭슨 대표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 직장 여성들이 당면한 걸림돌로 여성 정규직 일자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 부족을 꼽으며 "(직장에서 버티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들에게 불리한 취업문을 뚫고 입사한 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라는 뜻이다.

암참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여성 채용 비율은 한국보다 높다. GM코리아는 여성 직원수가 2002년 303명(7.8%)에서 2012년 964명(14.6%)로 10년새 두 배 이상 늘었다. 2007년 이후 여성 승진자는 300%나 상승했다. P&G코리아도 여성 직원수가 전체의 45%에 이르고, 씨티은행 코리아는 임원급인 13명의 부사장 가운데 3명이 여성이다.


외국계 제약사에선 '여초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국계 제약사 머크샤프앤드돔(MSD)는 여성임원 비율이 남성을 웃돌고, 화이자 코리아도 여성 임원이 40%를 차지한다. 반면 미국의 기업지배구조 분석업체 GMI레이팅스가 발표한 지난 3월 말 기준 한국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1.9%에 불과하다. 잭슨 대표는 "직장 여성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의 정규직 일자리를 사회가 수용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직장내 근로 유연성을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았다.


그는 "여성이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물론, 남성이 성공과 좋은 아빠, 남편이 되기 위해서라도 근무 유연성은 필요하다"면서 "미국 직장은 한국보다 훨씬 유연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여성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마찬가지로 보육을 위한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조화로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가족의 든든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회사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서 또 일을 해야 했다"면서 "아이를 돌보는 일을 비롯해 집안일이 산더미였다"고 회고했다. 결국 잭슨 대표는 남편에게 집안일을 '5대5로 나눠 하자'고 제안했고, 남편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집안일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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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대표는 "한국 남편들의 가사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라면서 한국 남성의 적은 가사량을 지적했다. 남편 뿐 아니라 자녀의 협조도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자녀를 직장으로 데려와 엄마가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는지 보여주라"면서 "자녀들과 직장생활을 공유하는 것이 직장과 가정에서 동시에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암참은 한국에 주재하는 미국 기업들의 단체다. 잭슨 대표는 1990년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한국 및 아시아와 항공우주 분야 협력을 주도했으며, 1998년부터는 미국 무역대표부 부차관보로 일본 총괄, 한국 총괄을 맡으며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2009년부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를 맡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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