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칼바람'이 금융투자업계의 뼛속까지 스몄다. 2013년을 떠나보내는 시점에서 지수 수준은 지난해 말과 불과 몇 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물 밖으로 미동 없는 백조의 다리는 물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였다.
2013년 국내증시는 미국의 양적완화와 환율, 외국인의 자금 유출입 등 각종 이슈로 출렁였다. 상반기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경신하던 미국증시와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을 나타내며 나홀로 부진에 빠졌던 코스피는 지난 6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3차 양적완화 축소 언급에 1780선까지 미끄러졌다.
거래대금 가뭄은 심화됐다. 증시 침체로 2011년 이후 연속 3년간 이어진 거래대금 감소세는 올해 코스피 기준 4조원에 턱걸이 하는 수준으로까지 악화됐다. 금융투자업계의 주요 수익원인 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사들의 실적추락과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이어지며 업계에 한파를 몰고 왔다. 여기에 4만 투자자를 울린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사태와 줄이은 중견그룹들의 재무위기는 업계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동양사태의 여파로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동양증권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KDB대우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줄지어 인수합병(M&A) 시장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 중소형사들도 매물로 등장하면서 업계 재편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높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사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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