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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왜 FRB와 달리 과감하게 행동하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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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유전자가 왜 유럽중앙은행(ECB)에는 없는가."

FRB가 12일(현지시간) 사실상 '4차 양적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예상대로 450억달러(약 62조8434억원)의 추가 장기 국채 매입안이 발표되고 현 제로금리 정책은 유지된다. 여기까지는 새삼스러울 게 없다. 그러나 FRB의 의사결정이 눈길을 끄는 것은 제로금리 유지의 전제 조건으로 실업률 6.5%가 제시된 것이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실업률과 기준금리를 연계시킨 FRB의 통화정책이 혁신적이라고 평했다. 그렇다면 ECB는 왜 이렇게 결정하지 못하는가.

실업률과 통화정책을 연계해야 한다고 처음 주장한 이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다. 그는 수년 전부터 물가상승률이 3%를 넘지 않는다면 실업률이 7%로 떨어질 때까지 경기부양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달에는 실업률이 6.5% 밑으로 떨어질 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수정했다.

중앙은행이란 본질적으로 보수적인 곳이다. 중앙은행이 보수성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내려도 환영받기는 어렵다. 이런 FRB가 전례 없는 의사결정으로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이런 점에서 에반스 총재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을 높게 평가할만하다고 지적했다.
FRB는 이번 결정으로 경제가 건실해지기 전까지 기준금리는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임을 재확인시켰다. 미 경제는 아직까지 가시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FRB가 경기부양 의지와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줘 시장에 신뢰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어떤가. ECB는 FRB와 달리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게 포브스의 견해다. 무엇보다 FRB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ECB는 너무 많은 시간을 인플레 억제에 허비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의 인플레가 악화하지 않고 있다는 데 안심하는 것 같다. 그러나 물가가 안정됐다고 안도하기에는 산적한 문제들이 너무 많다. 특히 유로존이 경제위기로 허덕인 최근 몇 년 동안 물가상승률은 3%를 넘은 적도 없다.
인플레 목표치 설정에 융통성이 있는 FRB와 달리 물가와 기준금리를 대하는 ECB의 태도는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일부에서는 FRB와 ECB의 구조·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FRB는 물가와 고용 안정이라는 명확한 두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ECB는 물가안정이 최고 목표다.

의사결정에서 FRB와 ECB의 가장 큰 차이는 근본적인 역할에 있는 게 아니라 정책결정자들의 생각ㆍ태도에 있다. ECB가 FRB와 달리 명확한 정책 목표를 내놓지 못할 법적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ECB의 역할은 유로존 경제정책을 지원하는 것이다.

ECB에서도 에반스 총재 같은 인물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끝없이 추락하는 유로존 상황을 마냥 지켜보고 있어야 하리라는 게 포브스의 지적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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