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언의 부동산재테크]거주하면서 투자하는 방법

국민소득 높을수록 수변프리미엄 높아져…실수요 위주로 접근해야

[아시아경제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고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수변과 가까운 부동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자산가들일수록 풍수까지 고려해 부동산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풍수에서 보면 물은 곧 재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전 부잣집 앞마당에는 꼭 연못이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다. 물이 흐른다는 의미는 돈이 흐른다는 말과 같다.

서울 용산구와 압구정동 일대는 전통적으로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한강이 휘감아 도는 곳으로 재물운이 있는 명지로 알려져 있다. 즉 허리에 벨트를 찬듯이 집터를 둥글게 감싸는 금성수(金 星 水)로 재물을 불러들이는 자리로 알려져 있는데 산으로부터 지맥이 뻗어와서 지지가 왕성히 응집되고 바람도 순하다. 용산구와 압구정동은 대표적인 금성수땅이라 할 수 있다. 그 반대는 반궁수(反弓水)라 한다. 여의도 CCMM 빌딩에 자리잡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내부 구조를 보면 '물'이 연상된다. 그 이유는 바닥은 파란색 카펫을 깔았고 천장과 벽면 역시 물결 모양으로 곡선 처리했기 때문이다.

충남 홍성의 로또 명당집은 물난리가 나서야 1등 당첨자가 나왔고 이후 수도가 고장나는 등 물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난 이후 1등 당첨자를 어김없이 배출했다는 일화가 있다. 오랫동안 이름을 내는 귀인이 되고 싶으면 산촌 마을에서 살아야 하고, 재물을 얻어 세상을 편히 살고 싶으면 물자교역이 많은 강이나 바닷가에서 살라고 하는 말도 내려오고 있다. 물가 가까이 살면 도로와 교역망이 발달해 돈을 벌기가 쉽고 산속에 사는 분들일수록 선비가 많이 나왔는데,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눕느니 책이라도 본다"라는 식으로 책을 가까이 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수변 부동산 가치는 으뜸 = 몇 년 전 싱가포르에 방문했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5만달러에 달하는 싱가포르는 요트와 유람선을 운행하는 수변지역에 고급주택과 빌딩 등이 대거 몰려있었다. 수변 주택 한 채 가격이 20억~100억원 정도를 호가할 정도로 고가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국제적으로 보더라도 중국 상해,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등 대부분의 도시가 강·바다 등 물과 가까이에 위치에 있다.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국내 부동산시장의 투자패턴도 외국처럼 국민소득이 증가할수록 급격히 변하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 최고 부촌의 명성을 유지한 강남구 압구정동과 송파구 아시아선수촌, 올림픽 선수촌 일대는 2000년대 들어 사교육에 대한 관심과 고급주상복합 바람이 불면서 대치·도곡동 일대 아파트 단지로 이동했다.

현재는 한강 조망권에 대한 관심으로 청담동과 반포동 일대, 지하철 접근성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진 압구정동 일대 건물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강 주변 아파트들은 수요가 많아 하락장에서도 시세가 유지되고 프리미엄(웃돈)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실제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수변 조망권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에 공원, 산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보다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된다.

◆수변 아파트 더 인기 끌 듯 = 수도권 분양시장에 수변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수변 아파트들은 대개 조망이 뛰어난 데다 산책로, 공원 등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쾌적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려는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실제 수변아파트는 가격도 높고 프리미엄도 형성돼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009년 10월 공급한 노량진 본동 '래미안 트윈파크' 전용면적 59㎡의 분양가는 4억6000만원대였다. 인근 같은 면적의 '한신휴플러스' 거래가격(3억7000만원)보다 9000만원이나 비쌌다. 서울 동작 본동5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트윈파크'는 분양당시 1순위 청약경쟁률이 최고 44대 1(전용면적 59㎡)을 기록하며 마감됐을 정도로 수변 아파트로서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까지 대거 끌어들였다.

분양가격이 비교적 높았지만 한강을 끼고 있는 아파트라는 매력 때문에 조기에 분양을 마쳤을 정도다. '래미안 트윈파크'의 현재 시세는 전용 59㎡가 최고 5억2000만~5억4000만원으로 최근의 부동산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소형이라는 강점까지 더해져 프리미엄만 6000만~8000만원 가량 붙었지만 매물을 찾기 힘들 정도다.

분양시장이 투자자 중심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쾌적한 환경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수변 아파트들이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경기 침체로 예전보다 분양가가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신규 분양하는 수변 아파트를 잘 구입하면 '실수요'와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환경이 쾌적하기 때문에 전세세입자를 구할 때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조망권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시세 하락을 막는 안정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 대단지, 쾌적한 주거환경과 수변조망권을 갖춘 단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