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방어 차원 넘어 공격수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로부터 디자인 특허 공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청에 연 평균 500개의 디자인 특허를 등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자인 특허를 늘리며 애플의 공세를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 역공의 기반을 마련해가는 추세다. 또한 지난 해 미국서 등록한 특허 건수가 총 4894건으로 전체 기업 중 두번째로 많았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2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5년 간 미국 특허청에 총 2499개의 디자인 특허를 등록했다. 연 평균 500개의 디자인 특허를 등록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에 등록한 전체 특허의 10%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 "IT 산업의 경쟁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겨가는 가운데 콘텐츠를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특허 분야에서도 과거 기술 분야 위주 전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디자인 특허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한국 등 7개국에 디자인 연구소를 세우고 제품 디자인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디자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자인센터, 차세대 디자인 연구소 등 관련 조직 기능의 독립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등록한 특허 건수는 총 3만3816건에 달했다. 한국에서 등록한 3만8353건보다는 적지만 유럽(1만1881건), 중국(9530건)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적으로 10만 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한국과 미국 등록 특허가 70% 가량 된다.
삼성전자는 특허 조직 개편과 인력 확충 등 특허전을 위한 조직력도 보강하고 있다. 2010년말 종합기술원 산하에 있던 IP센터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편입시켰다. 2005년 250명이었던 특허 인력도 현재 450명으로 늘었다. 각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IP(지적재산권) 출원 업무 중 연구개발 부문 업무를 제외한 인력 대부분을 IP 센터로 통합해 특허전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국에서 급증한 특허 관련 분쟁으로 글로벌 패권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기술 경쟁 심화로 인해 특허 분쟁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특허 경쟁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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