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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차는 민자역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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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분양금 날리고, 매년 수백억 적자 쌓이고
창동역사 재무제표 제출도 못해
노량진은 착공전부터 횡령 파행
천안, 3년간 21억 날리고 문 닫아


깡통차는 민자역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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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코레일의 철도시설을 장기 임대해 상가를 개발하는 '민자역사' 사업자들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 참여한 민자역사의 경우 사실상 사업이 중단되거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일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민자역사 사업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창동역사의 경우 재무제표가 기록되지 않은 깡통 보고서였다. 지난해 10월 뒤늦게 제출된 2010년도 감사보고서에 이어 두 번째다. 창동역사 회계감사를 맡은 인덕회계법인은 2010~2011년 기간중 재무제표의 주요 계정 및 주석 관련 서류를 회사로부터 제출받지 못해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며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다. 전년도 감사의견은 계속기업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 거절'이었다.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지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누적된 창동역사의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액은 각각 442억여원, 612억여원에 달한다. 회사가 날린 손실은 일반인들에 상가 분양을 통해 마련한 돈이다.

지난해 10월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아 사실상 청산된 노량진역사는 착공에 앞서 불법분양을 추진한데다가 사업자가 분양 계약금과 중도금을 횡령한 혐의까지 들어나면서 파행을 겪은 사례다. 투자자들은 코레일측에 60억원대의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건축이 취소된 천안역사는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21억여원만 날린채 사업을 접어야 했다. 천안시측은 새 사업자를 물색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사업이 중단된 이들 민자역사 사업자들은 중견기업 또는 정체가 불분명한 인사들이 주로 대주주로 참여했다. 창동역사는 서초엔터프라이즈 등 4차례나 대주주가 바뀌었고, 노량진역사는 개인 사업자가 추진했다. 천안역사는 ㈜신한이 주도했다. 이들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금 모집이 지연되자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반면,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민자역사 사업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등포역과 대구역 민자역사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역사는 지난해 매출액 7137억원, 영업이익 988억원, 당기순이익 756억원을 기록했다. 김승연 회장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 역사는 서울역 및 청량리 민자역사를 운영하면서 역시 지난해 매출 357억원에 당기순이익도 77억원을 냈다. 애경이 운영하고 있는 수원역사도 2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대기업의 민자역사 사업이 상대적으로 좋아보이는 이유는 코레일의 알짜 역사를 얻은 덕분이라는 지적이 많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2004년 10월 8일 서울 용산역 민자역사 사업의 일환으로 문을 연 현대아이파크몰은 2010년 처음으로 8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66억여원으로 폭을 키웠다.

그런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계기는 신회계기준(IFRS)이 도입되면서 영업이익 부문에 새로운 요인이 감안된데 따른 것으로, 2010년의 경우 기존 회계기준으로는 117억여원 적자였다. 임대관리수익이 한때 500억원에 육박했으나 2009년 이후 200억~300억원대에 머물렀고 지난해 매출액도 1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억여원 감소했다. 매년 조금씩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개발호재, KTX 호남선의 출발역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매장인 용산전자상가와 인접한 입지 조건 등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이 참여한 신촌역사도 지난해 매출이 67억원에 불과해 불과해 강북 최대 상권이라는 입지에 비하면 성적이 시원찮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의정부역사의 성공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의정부역사는 신세계가 지분을 투자한 신세계의정부역사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민자역사 사업이 총체적으로 불황인 가운데, 사업자들 가운데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이라는 입지적 조건보다 특정 브랜드의 입주 여부가 상권을 키우고 있어 자칫 대기업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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