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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배우가 아닌, 멋진 배우로 살고싶다 - '가비'의 김소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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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배우가 아닌, 멋진 배우로 살고싶다 - '가비'의 김소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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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김소연(33)의 과거 출연 영화들을 살펴보고 놀랐다. 엄청난 수의 TV 드라마와는 달리 그가 출연한 영화는 방송국 PD 출신인 이진석 감독의 '체인지'(1997)와 여명·견자단과 함께 출연한 서극 감독의 중국 영화 '칠검'(2005), 이렇게 딱 두 편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994년 TV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첫 연기를 선보였으니 올해로 데뷔 19년 차 중견 배우 김소연이 통산 세 번째 영화 출연작을 내놓았다. '접속' '텔미썸딩' 등으로 유명한 장윤현 감독의 신작 '가비'가 바로 그 영화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원작자인 김탁환이 쓴 소설 '노서아 가비'를 스크린에 옮긴 '가비'는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아관파천 시기를 배경으로 커피와 고종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을 그린다. 극 중 고종(박희순 분) 암살의 결정적 열쇠를 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 '타냐'로 등장하는 김소연은 타냐를 위해 모든 것을 거는 남자 일리치(주진모 분)와 비극적인 운명의 사랑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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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영화가 하고 싶었어요. '체인지' 때만 해도 노출을 요하는 성인 연기가 대부분이라 제 나이 또래의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영화가 거의 없었거든요. 어린 마음에 모두 어른 되면 하겠다고 했죠. 우습게도 스물다섯 살을 넘기면서 충분히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니까 영화 시나리오가 안 들어오는 거에요.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연기자로서 제가 간절하지 못했던 겁니다. 프로답지 못했어요. 반성 많이 했습니다.(웃음)"

김소연에게 '가비'는 꿈같은 경험이었다. 언제나 나이보다 많은 역할만 연기했던 것과는 달리 '가비'의 타냐는 김소연의 나이에 가장 근접한 캐릭터다. 2010년에 출연한 TV 드라마 '아이리스'의 선화가 중성적 느낌이 강한 액션 헤로인이었다면, 타냐가 여성성의 극한을 보여주는 서늘한 캐릭터라는 점도 김소연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극 중 캐릭터를 위해 러시아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여자가 하기에는 거친 액션을 펼쳐야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비'가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사극 장르의 영화라는 점은 그에게는 걱정이 아닌 짜릿한 흥분으로 다가왔다. 그저 영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김소연은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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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는 분명했다.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한 그 때문에 영화에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절대 명제가 그의 앞에 있었다. 답은 끝없는 연습이었다. 김소연은 촬영 전 알쏭달쏭한 발음과 억양의 러시아어 대사 암기를 모두 끝냈다. 과거 즐기던 '커피 믹스' 대신 쓰고 시고 짠 원두커피의 맛과 기운을 제대로 알기 위해 커피를 연달아 마시고 바리스타 수업을 받았다. '가비'가 진중한 메시지를 품은 시대극인만큼 평소 화법과는 달리 최대한 느릿느릿 발음하려고 죽을힘을 다했다.
"제가 '체인지' 때 선과 악을 오가는 '야누스'적인 느낌의 그런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더라고요. 가장 존경하는 배우로 메릴 스트리프를 꼽았고요. 도대체 뭘 알고 그런 오그라들게 하는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웃음) 재미있는 건 15년이 지난 지금도 그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는 겁니다. 미인의 전형성에선 거리가 있는 얼굴로 항상 상반되는 캐릭터 연기를 선보이는 메릴 스트리프 보면 언제나 감탄해요. 그처럼 저도 예쁜 배우가 아닌, 멋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의 말대로다. 김소연은 이미 '가비'로 멋있는 배우가 되는 길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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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 birdcage@·사진 이준구(A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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