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5일부터 자진시정 절차 돌입..거부업체는 "형사고발"
이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적발된 업체들은 5일부터 위탁내용과 하도급대금, 납품시기 및 장소 등 구체적인 계약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수급사업자에게 발급해야 한다. 또 "앞으로 구두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재발 방지 확인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처럼 공정위가 하도급거래의 계약서 미발급 혐의에 대해 자진시정 절차에 돌입한 것은 구두발주가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하도급 거래의 시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도급계약서에는 기본거래 조건이 포함돼 있어 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지만, 구두발주는 수급사업자가 어려움을 당해도 권리주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구두 발주가 업계 관행인 만큼 B사도 A사를 믿고 30여편이 넘는 기획안과 콘티 등 100여개의 참조영상자료를 A사에 제공했다. 그러나 A사는 구두합의를 어기고 다른 업체에게 홍보제작 업무를 맡겼고, B사는 "기획료도 못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수급사업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하도급계약서 발급보존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 원수급사업자에게 배포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도급 서면실태 조사 결과 계약서 작성은 전체 하도급 거래의 18%로 여전히 구두발주 관행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번 자진시정 조치를 지켜본 뒤, 자진시정한 업체에게 경고조치와 벌점(0.25점)을 부과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또 자진시정업체 중 상습 계약서 미교부 업체에 대해선 CEO를 상대로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자진시정결과를 제출하지 않는 등 자진시정이나 교육을 거부하는 업체는 향후 별도의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불법 행위가 발견되면 형사고발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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