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S와 속도경쟁, 신경쓰이네"
한국거래소, 매매체결 시스템 업그레이드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한국거래소(KRX)가 시스템 속도 높이기에 나섰다. 1차적으로는 고빈도거래(HFT)와 알고리즘 트레이딩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지만, 본격적인 출범을 앞둔 대체거래소(ATS)와 속도경쟁에도 신경이 쓰인다는 분위기다. 더불어 회원으로 가입된 증권사들은 이번 업그레이드로 비용부담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달 차세대 매매체결 시스템 '엑스추어(Exture)'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시작해 현재 선도개발을 진행중이다. 거래소는 내년 5월부터 본개발에 착수해 오는 2013년 6월 '엑스추어 플러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2009년 도입한 '엑스추어'가 셋으로 나눠져 있던 거래소의 매매체결 시스템을 통합하는 프로그램이었다면, 이번 업그레이드는 매매체결 속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맞추고 있다"며 "특히 HFT와 알고리즘 트레이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매매체결 시스템 장비의 사용연한이 통상 5년인 점을 감안해 속도 업그레이드도 이 시기에 맞춰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선진국 거래소의 주문처리 속도는 보통 100~150 마이크로초인데 비해 한국거래소는 2만 마이크로초나 된다.
거래소의 속내에는 내년 중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ATS와의 '속도경쟁'이 깔려 있다. ATS는 국제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청산기능이 없고, 주문매칭 기능만 있기 때문에 매매속도가 거래소에 비해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와 직접적으로 주문을 체결하는 증권사들은 업그레이드 소식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거래소 차세대 거래시스템 구축 때에도 증권사들은 200억~300억원씩의 비용을 들여 각사 내부 시스템을 교체한 바 있다. 거래소가 시스템을 바꾸면, 여기에 맞추기 위해 또 돈을 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게 증권사들의 걱정이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IT 시스템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이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쓰러지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작업은 증권사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거래소 내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라면서 "현재는 선도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되도록 증권사의 기존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선에서 회원사 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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