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인천에선 청개구리부
국토부가 지난 9일 인천 남동구청에서 설명회를 개최하려다 실패한 서창~장수간 고속도로 건설은 '하지 말라는 것은 나서서 설치는' 대표적 사례다.
국토부는 이날 영동고속도로 서창 분기점과 서울외곽순환도로 장수 나들목이 국도로만 연결돼 있어 교통 정체가 심하다며 오는 2016년까지 3000여 억 원을 들여 두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3.5km의 유료 고가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주민들을 설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의원·구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은 "아파트ㆍ주택 단지와 인천대공원을 관통하는 고가도로가 건설될 경우 소음과 환경오염 등 피해가 우려된다"며 설명회를 막았다.
인천시가 반대하고 있지만 모르는 채 밀어부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 취임 후 인천시는 경제성 부족ㆍ환경 피해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국토부는 2017년까지 조력발전소를 완공하겠다며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는 주민들의 사이를 갈라 놨다. 찬반 주민들이 싸움을 벌여 일부 주민이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반면 '해달라는 것은 안 해주는' 경우도 많다. 인천 영종~청라간 제3연륙교 건설이 대표적 사례다.
이와 관련 지난 1일 김진영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어렵게 권도엽 국토부 장관을 만난 인천 청라~영종간 제3연륙교 연내 착공을 간절히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묵묵부답 뿐이었다.
이날 김 부시장은 오전 중에 국회에서 권 장관을 만나기로 했었다. 하지만 권 장관의 국회 일정 취소로 허탕을 쳤고, 수소문 끝에 권 장관이 과천 정부청사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부랴 부랴 달려가 간신히 만나긴 했다.
김 부시장은 국토부가 제3연륙교 건설에 대한 반대 논리로 내세우고 있는 영종대교ㆍ인천대교에 대한 최소 수입(MRG) 보장 문제에 대한 인천시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조기 착공을 촉구했다. 하지만 권 장관은 김 부시장의 호소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다른 화제로 이야기를 돌려 버렸다. 영종ㆍ청라 지구 개발 활성화를 위해 제3연륙교 조기 착공이 필수적이라는 송영길 시장의 뜻을 전달하려던 김 부시장은 머쓱해졌고, 엉뚱한 얘기만 나누다 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이밖에 인천시는 경인고속도로 무료화, 서울지하철7호선 청라지구 연장, 인천공항철도 청라역 신설, 인천지하철2호선 건설비 중 국비 몫 조기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들어주지 않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국가적인 관점에서 행정을 한다지만 최근 들어서 사사건건 인천시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 안팎에선 내년 선거 때가 되어야 좀 바뀔 것 같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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