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서울시장 투표장...투표 열기로 '후끈'
아침 6시에 50명 중서 "무상급식 때보다 많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박은희 기자]목도리를 여러겹 두른 직장 여성부터 자식 부축을 받으며 지팡이를 든 노인까지 긴 행렬이 이어졌다. 아침 최저기온 2도. 올가을 들어 가장 쌀쌀하다는 날씨도 예상밖의 투표열기를 누그러뜨리진 못했다. 서울지역 2206개 투표소를 일제히 찾은 시민들의 이른 아침 풍경이다.
○…"언뜻 봐도 무상급식 투표때보단 더 많은 것 같아." 오전 6시10분께 용산구의 한 투표소를 찾은 시민 김연경(38)씨는 출근길에 들렀다며 긴 투표행렬에 이렇게 반응했다. 6시가 되기 전부터 모여든 시민 50여명이 투표시작과 함께 차례대로 투표를 진행하고 있었다. 투표를 마치고 서울 중구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을 해야 한다는 성기동(32ㆍ남)씨도 "6시께 도착했다. 이 시각에 오면 금방 투표를 할 수 있을 줄 았았다"면서 "날씨도 추운데 이렇게 사람이 많고 줄까지 서야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여의도의 한 투표소는 문을 열기전부터 20여명의 시민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고 투표시작 30분 정도가 지나자 대기행렬은 60명 이상으로 불어나기도 했다. 여의도의 한 증권회사에서 일한다는 박모(33ㆍ여)씨는 "저녁때 시간도 없을 것 같고 아침에 하면 여유로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중도사퇴'라는 불미스러운 계기로 선거가 다시 치러지게 된 만큼 높은 투표율로 정당성을 더 많이 부여해 책임있게 시정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투표소에서 들려왔다. 가회동의 한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 김모(30ㆍ남)씨는 "오세훈 전 시장이 중간에 물러났는데, 비판을 받을 여지도 있지만 사실 유권자의 절반도 안 되는 사람들의 참여로 당선이 됐으니 시민 입장에서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면서 "투표를 많이 해서 높은 투표율로 당선이 되면 누가 되든 시민들도 더 확고하게 책임을 요구할 수 있고 당선자도 책임감을 더 많이 느끼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사퇴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6시15분께 종로구 혜화동 주민자치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송현옥 씨와 함께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장에서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동자치회관 투표소를 찾은 시각장애인 부부 김유신(40), 김경화(37.여)씨는 선관위의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신분증으로 장애인 복지카드를 제출했는 데도 별도의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선관위가 사전에 제대로 교육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점자 투표지가 없어 투표지를 눈 앞에 대고서 한참 걸려 겨우 투표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씨 부부는 소중한 한표를 행사한 뒤 "앞으로도 투표는 절대 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 3사는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유권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출구조사 결과를 투표가 끝나는 시각인 8시께 동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는 지난해 6ㆍ2지방선거 때 1%대 결과까지 예측한 바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지난 24일 박원순 후보의 선거벽보에 기재된 '서울대 문리과대학 사회과학계열 1년 제적'을 '서울대 사회계열 1년 제명'으로 정정하겠다고 지난 24일 결정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서울시내 투표장에 일제히 이런 내용의 공고문을 붙였지만 이를 주의깊게 살펴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