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부채담보부증권(CDO) 거래와 관련해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기소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형사소송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 검찰이 골드만의 범죄 혐의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미국 맨해튼 지방검찰이 골드만의 형사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며, SEC가 골드만의 사기와 관련된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EC는 골드만삭스가 디폴트 위험이 높은 부실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CDO를 발행한 후 이 상품에 하락 베팅한 투자자가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투자자에게 매각, 손실을 입혔다며 골드만을 사기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연방검찰은 SEC가 제기한 민사소송과는 다른 증거에 수사의 초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상 위법 행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민사보다 더 엄격한 증가 수집이 요구된다.
검찰이 골드만삭스의 거래 내역 가운데 어떤 것에 주목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SEC의 경우 골드만의 CDO 상품 '아바쿠스'를 특히 문제 삼았다. 소식통은 "연방검찰이 실제 공소를 할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방검찰의 이같은 움직임은 월가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개혁에 관한 사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검찰은 사상 최대 규모의 내부자 거래 조사를 실시하는 중으로, 21명을 기소하고 협상을 통해 11명의 자백을 이끌어낸 상태다.
그러나 금융 거래의 위법성을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월가의 투자 행태에 대해 민·형사상 조사가 이뤄진 적은 많았지만, 결국 형사 재판에서 금융업체 임원에게 금융위기의 책임을 물어 유죄판결을 선고한 사례는 없었다는 것.
실제로 작년 연방검찰은 금융위기와 관련된 첫 형사사건이었던 베어스턴스 재판에서 베어스턴스의 사기 혐의를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당시 검찰은 베어스턴스가 2007년 2개 펀드의 재정상태와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쟁점이 됐던 것은 '이메일의 증거력'에 관한 것이었다. 검찰은 베어스턴스 임원들이 주고 받은 이메일을 근거로 '이들이 주택시장 붕괴를 미리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투자자들을 오도해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으나 배심원단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개인 이메일은 순간적인 정서를 반영할 뿐, 베어스턴스의 공식적인 입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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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만약 검찰이 골드만을 재판장에 세우기로 결심했다면, 베어스턴스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비교적 혐의 입증이 용이한 SEC의 민사소송 조차도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WSJ에 따르면 골드만 기소를 둘러싸고 SEC 위원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3 대 2로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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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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