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환 서강대 교수";$size="170,198,0";$no="2010042010494051055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미국의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해진 뉴욕대 경영대학원의 루비니 교수는 금융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익은 사유화하고, 비용은 사회화'하는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꼽은 바 있다. 금융산업의 경우 공익성과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시장기능이 완전하게 작동하지 않으므로 규제가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 사이에서 금융산업 규제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산업 규제강화의 일환으로 검토되고 있는 은행세란 무엇이고, 과연 필요한 것인가?


은행세(bank levy)란 부실금융회사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거나 언제 다시 재발할지 모르는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기금조성을 목적으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부과하는 목적세다. 작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안전하지 않은 금융회사의 자산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한 이후 올해 1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자산규모 500억달러 이상인 은행의 비예금성 부채에 대해 0.15%의 은행세를 부과해 연간 100억달러 이상의 기금을 확보하겠다고 하여 '오바마 세금(Obama Tax)'이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은행세는 과연 필요한가? 이에 대해서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검토해 볼 수 있다.


첫째, 은행세는 금융위기를 대비하는 데 효과적인가? 이미 금융자산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바젤협약을 통해 엄격하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에 대해 규제하고 있으며, 은행의 위험을 고려한 예금보험제도도 시행 중이다. 따라서 은행세는 위험자산에 대한 중복규제로 금융회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며, 세금의 부과는 예금과 대출에 부정적 영향을 줘 결국 공익성도 약화될 것이다.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기능을 병행하다 투자은행의 막대한 손실이 금융회사 전체의 부실을 가져온 미국의 금융산업 특징도 위기를 악화시킨 요인인데 이는 두 기능의 분리로 해결할 일이지 은행세로 해결될 일도 아니다. 따라서 은행세는 금융회사의 위험관리에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둘째, 은행세는 금융회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는가? 은행세를 통한 기금의 확보는 예금보험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금융회사들에 은행세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 위험이 높은 자산에 투자, 또 다른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금융회사가 재무적 곤경에 처할 때 적립한 기금을 투입해 회생시킨다는 방안은 단기적으로 공익성은 제고할 수 있을지 모르나, 경쟁력 없는 금융회사의 구조조정을 저해해 장기적으로 국가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공적자금의 회수에 대해서는 투입된 금융회사에 한하여 임직원 보수에 제한을 가하는 등 철저한 관리가 모든 금융회사에 대한 일률적 세금부과보다 더 합리적이다.


셋째, 은행세는 국가 정책방향과 일관성이 있는가? 정부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도 국내 금융산업의 취약과 규모의 경제 등을 이유로 오히려 규제완화와 메가뱅크, 투자은행 발전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왔다. 따라서 은행세 도입과 같은 규제강화는 기존의 정부정책과 배치되며 이는 시장에 일관성 없는 신호를 줘 국가신용등급과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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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은행세는 경제적 효율성과 공익성의 측면에서 실익은 별로 없어 보인다. 올해 11월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의 의장국으로서 은행세에 대해서는 각국이 협력해 향후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도록 추후 연구과제로 넘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또 다른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할 것이다.


원재환 서강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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