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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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리먼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일단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기를 전후하여 대내외 금융환경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큰 변화를 거듭하여 왔다. 이럴 때 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변화에 적자(適者)'로 남는 지혜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금융감독 측면에서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짚어본다면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금융회사 외부적으로 감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내부통제의 기능과 역할이 더 한층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금융위기가 대형 투자은행의 도산으로 촉발된 만큼 시스템리스크 방지 차원에서 건전성감독이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강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최근의 추세는 여기서 나아가 금융회사의 '영업행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건전성 감독이 대출 등 금융회사의 영업활동에 따른 부실화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면, 영업행위 감독은 그 활동이 소비자 보호차원에서 적법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는가를 감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건전성감독과 영업행위감독을 분리하자는 주장(Twin Peaks Approach)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소비자보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내 소비자서비스본부를 독립본부로 격상한데 이어, 올 3월 조직 개편 시에는 각 금융영역의 영업행위에 대한 감독업무를 총괄ㆍ조정하는 금융서비스개선팀을 신설하였다. 또한 현장조사기능을 강화하여 민원업무를 신속ㆍ공정하게 처리토록 하고 소비자보호 담당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등 그 기능을 크게 강화하였다. 소비자보호는 소비자와 직접 접해 있는 금융회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금융회사 스스로도 이와 같은 감독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소비자보호관련 제도와 관행을 소비자 입장에서 획기적으로 바로잡는 등 자체 개선노력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 금융회사 내부통제시스템의 변화를 보면, 우리는 금융위기 과정에서 리먼브라더스(Lehman Brothers)와 같은 유수의 금융회사가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한순간에 몰락하는 것을 보았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금융산업이 고도화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어느 한 회사의 붕괴가 국경을 넘어 세계적인 부실 도미노 현상으로 확산된다는 사실이다. 정교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춘 금융회사만이 리스크를 적기에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는 내부통제시스템을 잘 활용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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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감사, 준법감시인, 리스크 통제부서 등을 포괄하는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부통제 담당인력은 회사경영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금융관련법규와 국제적 추세에 정합한 식견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제는 우리도 정부와 감독당국의 유관분야 전문인력이 시장의 수요에 의해 금융회사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미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감독당국의 직원들이 금융회사에 취업하는 것은 자유로이 허용하되 부적절한 유착관계를 차단하기 위한 엄격한 '사후적 행위규제'에 중점을 두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도 그동안 운용해 오던 유관기관 취업제한 제도를 2012년부터 폐지키로 하였다. 이와 같은 국제사례는 국가적 인재군(人才群)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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