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생태계 리모델림, 수직구조틀 깬다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아이폰과 함께 스마트폰 세상이 열렸다. 그런데 그 세상이 과거의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수직적인 줄세우기가 아닌 동등선상의 협력이라는 새로운 물결이 대세로 떠올랐다.


기업과 기업, 기업과 개인간 개방과 공유를 넘어 상생해야 하는 것이 새로운 생태계의 모습이다. 상생과 협력을 통해 모바일을 통한 제2의 IT혁명을 성사시켜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해야 하는 숙제가 남겨진 셈이다.

과거 통신업체, 특히 이동통신업체는 이른바 '슈퍼갑'이었다. 국내 굴지의 전자업체들부터 장비납품업체는 물론 각종 콘텐츠 제공업체들까지 이 '슈퍼갑'에게 휘둘려왔다.

그런데 무선인터넷 시대가 열리고 스마트폰이 대중화의 싹을 틔우면서 기존의 고착된 수직적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진 '시장'을 개발자들과 개발사들에게 제공하고 수익을 나누는 애플식 사업구조는 대성공을 거뒀다. 또다른 공룡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내놓으며 두 거래 IT기업은 IT시장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스마트폰 활성화 세미나에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아이폰의 성경 애플리케이션을 시연하며 "예전에 성경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고 통신사에 의견을 냈으면 콧방귀를 뀌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의 지적은 모바일 사업을 하는 기업가들이면 누구나 느꼈을법한 공통된 문제였다. 하지만 누구도 그 틀을 깨지 못했다.

이같은 관행을 일거에 뒤집은 주역이 바로 아이폰이었다. 아이폰 등장 이후 수직적 계열화 구도는 수평적 동반관계로 재정립되고 있다. 통신사는 망을 제공하고 그 망과 휴대폰 위에서 무한한 사업 기회를 열어주는 새로운 구조는 누구나 사업가가 될 수 있는 길도 열어주고 있다.


정부도 이통사들의 적극적인 행보를 주문하며 상생을 독려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방통위 출범 2주년 기념 '스마트폰 활성화에 대비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 세미나에서 "대기업 중소기업이 손을 잡고 각자의 장점을 살려 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때 글로벌 기업에 맞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이 만들어지고 세계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상생의 첫 단추는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이통사가 먼저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도 이날 세미나에서 "스마트폰 생태계의 핵심키워드는 개방과 상생"이라며 "협력사를 수직계열화하지 말고 제삼자, 즉 써드파티로 만들라"고 강도높게 주문했다.


이통사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음성시장의 한계를 깨닫고 데이터 시장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각종 펀드를 통해 콘텐츠와 솔루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사업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개발자 교육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이통사들은 경쟁적으로 상생을 위한 계획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1200억 규모의 상생펀드 중 현재 완료된 583억원 이외 금액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1083억원을 투자한 콘텐츠 육성특화펀드(결성금액 3700억원)도 남은 투자 여력을 중소기업 육성에 지원키로 했다. KT는 3년간 450억원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LG텔레콤은 100억원을 투입해 오즈 앱스토어를 구축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소자본 회사에 기술 및 자본을 지원하기로 했다.


부족한 모바일 개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열기도 뜨겁기만 하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T아카데미를 개설해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기술 인력을 연간 5000명씩 배출하기로 했다. KT는 1인기업 및 벤처기업 1000개 양성과 글로벌 수준 개발자 3000명 육성도 동시에 추진키로 했다. KT는 솔루션 기업들에게 네트워크 인프라 및 회사운영 시스템을 제공해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상생방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안철수 KAIST석좌교수는 "스마트폰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은 벤처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의 형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선 개발자들의 목소리도 조금은 다르다. 최시중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이용희씨는 "대학생 개발자로서 스마트폰 하나를 사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주머니돈을 털어야 했다"면서 최소한의 개발 환경을 조성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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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모드'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히트를 친 유재현씨도 "1인창업은 어려운 것인 만큼 정부 차원의 각종 지원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실제 개발자들의 요구 사항은 거창한 계획보다는 현실적인 개발 도구 지원과 창업 환경의 개선으로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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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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