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당국은 시장을 군림한다'던 강성 환율주권론자인 '최중경'이 20개 월만에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최틀러'로 불리면서 강력한 환율방어정책을 펼쳤던 그의 과거사덕에 그의 경제수석 복귀는 기회재정부, 한국은행 등으로 대표되는 현 외환당국과의 정책 조율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각에선 최 내정자가 성장우선주의자, 고환율주의자라는 닉네임에 맞게 자신의 소신을 강하게 내비칠 경우 현 외환당국과 향후 금융정책을 놓고 불협화음이 생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재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외환시장 개입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생각에서 시장 간섭을 최소한 제한적으로 운용해왔기 때문이다. 정부의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경제수석 자리에 오른 최 내정자의 복귀에 대해 재정부는 염려어린 표정이 역력하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31일 "그동안 외환당국은 시장에서 말을 아껴왔다"면서 "외환당국이 너무 자주, 또 눈에 띄게 외환 시장에 개입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최 내정자의 평소지론은 외환 당국은 언제나 시장의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래야 당국의 '구두개입', 소위 '말발'이 제대로 먹힌다는 생각에서다. 시장이 당국의 '입'을 주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소신은 그의 과거 행적과 일맥상통한다. 최 내정자는 지난 2003년 4월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시절 원화 급등세(1260원→1200원)로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자 그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 외환 시장개입에 나섰다. '최틀러'라는 별명도 이때 얻었다. 그러나 정부의 의도와 달리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고 그는 환율정책 라인에서 밀려나게 된다.
'최틀러'의 1차 복귀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이뤄졌다. 재정부 1차관으로 부활하는 가 싶더니 다시 환율이 최 내정자의 발목을 잡았다. 그의 차관기용을 강력하게 요청했던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실물경제지원 등의 명목으로 고환율 정책을 유지했고, 특유의 시장개입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유가와 맞물려 물가불안이 증폭되고, 밀어붙이기식 정책운용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고환율 정책의 총대를 메고 옷을 벗고 필리핀 대사로 떠나게 됐다.
이 같은 과거의 전적을 차지하고도 현 정부의 경제수석이 차지하는 위상과 현 경제팀의 운영 구도로 따져볼 때 최 내정자의 행보는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출범당시 경제부총리제를 없애는 대신 경제수석자리를 둬 경제를 직접 챙기는 구도를 가져왔다.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대신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해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의 복귀는 따라서 강력한 성장주의로 정책기조가 전환됐음을 추측해 볼 수 있는 근거가된다. 최 내정자가 보여줬던 정책추진력이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 내정자가 공공연하게 내세우고 있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겸 청와대경제특보의 '사람'이란 점도 현 경제팀에게는 보이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 경제팀이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행시10회) 진동수 금융위원장(17회) 김종창 금융감독원장(9회) 등 옛 재무부 대선배로 구성됐지만 최 내정자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강만수 경제특보(행시 8회)의 후광을 업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최 내정자의 일성(一聲)은 신중하다. 그는 "청와대 비서관은 자기의견이라는 것은 없는 자리"라면서 "대통령과 내각을 잘 연결하는 비서역할에 충실하겠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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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른 시일안에 제 목소리를 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출구전략 시행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금리 인상 시점을 놓고 재정부, 한국은행 등과 조율여부가 그의 향후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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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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