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OECD 최대 자살국
보건복지부와 대국민 성명 발표..자살 예방 홍보 나서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종교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다다른 자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힘을 합쳤다.
보건복지부와 (사)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살 없는 건강사회 구현! 종교지도자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이번 성명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자살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어보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종교계에 협력을 요청하면서 마련됐다.
한국 사회의 자살 문제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 국가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008년 자살사망자 수는 1만 2858명으로 매일 35명 정도가 스스로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률은 전년 보다 4.8%포인트 증가한 24.3%으로 일본(19.4%), 헝가리(21%), 핀란드(16.7%), 스위스(14.0%) 보다 높았다.
특히 IMF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과 비교했을 때 남성의 자살률은 26% 늘었고, 여성의 자살률이 무려 81.9%나 증가했다.
전재희 복지부 장관은 이날 종교계가 자살예방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보낸 데 대해 고마움을 표하고 정부도 종교계와 함께 협력해 생명존중 문화 조성과 생명사랑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 장관은 성명에서 "종교인이 앞장서서 생명의 소중함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어 "국민 모두가 자살에 대해 정확한 인식과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소양을 갖추고 자살이 고난과 고통으로부터의 도피수단 또는 해결방법이 절대 될 수 없음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생활고에서 비롯된 자살 뿐만 아니라 유명연예인, 사회지도층의 자살이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을 통한 동반자살 등 병리적인 사회현상이 급속도로 퍼지는 등 심각한 문제에 노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대국민 성명발표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후속조치로서 종교계와 생명사랑포럼 개최, 자살예방공동캠페인 등을 한국자살예방협회와 함께 적극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전재희 장관을 비롯해 이광선 기독교총연합회장, 조계종 총무원 혜경스님,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김동환 천도교 교령,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 종교지도자 50여명이 모두 참석해 뜻을 같이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국민에게 드리는 글
국민 여러분 !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유명연예인과 사회지도층 인사의 자살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동반자살, 자녀와 함께 스스로 몸을 내던지는 젊은 부모의 무모한 자살 등 안타까운 비보를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이제 자살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우리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대처해야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한 해 우리나라의 자살사망자는 1만 3천명에 이르며, 하루에 35명이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끊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6명으로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이는 지난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자살은 사망원인 중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20~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 하니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만 죽으면 자신의 삶도 끝나고 고통도 사라질 거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주위 사람들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자살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 등 최소 6명이상의 가까운 주위 사람에게 심리적인 충격과 자살 위험을 전염시키며, 그 정신적 후유증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종교인 여러분!
이제는 우리 종교인이 앞장서서 생명의 소중함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때입니다.
대한민국의 종교인들이 모두가 가족과 이웃에게 종교적 교리를 통하여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관을 심어주고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나는 희망의 사고를 지닐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자살예방과 자살 징후 파악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충동적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분노 조절프로그램, 용서프로그램 등을 마련하여 종교인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교육하고 홍보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사회적으로 이제 ‘결코 자살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라는 공동의 인식이 절실할 때입니다. 절대 자살을 미화하거나 동정어린 시선의 대상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합니다.
특별히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하는 우리 이웃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고 귀를 기울여 주는 포용이 필요하며, 자살 충동자들에 대하여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양들을 갖추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어떤 경우라도 자살은 용납될 수 없으며, 자살은 고난과 고통으로부터의 도피수단 또는 문제 해결의 방법이 절대 될 수 없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확산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나라를 자살위험이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온 국민과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
나와 타인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사회야말로 사회경제적으로 격변하는 21세기에 희망과 발전이 있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생명의 존엄한 가치와 생명사랑의 정신을 실천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다 같이 동참하도록 합시다.
2010년 3월 24일
(사) 한국종교지도자 협의회 공동대표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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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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