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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라붐'의 롤러버전?···드류 베리모어 연출의 '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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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소피마르소를 전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 '라붐'(La boum)의 롤러버전이랄까.

'위핏(Whip it)'은 텍사스 시골마을에 사는 한 소녀가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성장하는 과정을 롤러더비(공격과 수비가 있는 롤러경기)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해 재치있게 그려냈다.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드류 베리모어가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된 이 작품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가족, 친구와의 관계를 재정립해 나가고 사랑에 눈뜨는 소녀의 감성을 섬세하면서도 활기차게 그린다.

블리스(엘렌 페이지 분)는 딸들을 각종 미인대회에서 우승시키고 좋은 남자에게 시집보내는 것을 인생목표로 삼고 있는 엄마 밑에서 아이보리색 드레스에 얌전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폭발 일보직전이다.

텍사스 시골의 보수적인 정서가 고리타분하기도하고 답답한 블리스는 마땅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머리를 파랗게 염색도 해보지만 5분도 안 돼 미장원으로 끌려가 갈색 머리로 '도루묵'이 되는 등 엄마의 구속에 답답한 마음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어느 날 우연히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치는 롤러더비를 접하게 되고 이는 그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작은 체구지만 생각보다 빠른 스피드를 무기로 롤러더비에서 만년 꼴찌 팀인 '헐 스카우트'에 입단한 그는 이를 계기로 새로운 생의 기쁨들에 눈을 뜬다.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하고 학원대신 롤러연습에 매진하고 록밴드의 보컬인 멋지고 귀여운 남자친구도 생긴다.

자신이 자란 작은 마을을 잠깐 벗어나 롤러경기가 열리는 이웃 도시로 가는 버스의 창밖으로 늘 봐왔던 유치한 남자애들의 모습에 얼굴을 찌푸리고, 항상 아르바이트를 하는 카페에 손을 흔드는 모습 등 소녀의 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세심한 묘사들이 돋보인다.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한 명의 공격수가 네 명의 수비수를 넘어서면 점수를 얻는 독특한 룰의 롤러경기인 롤러더비를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극 초반부터 슬슬 보여주기 시작하는 롤러더비의 매력은 극 후반 결승장면에서는 그 매력이 폭발한다.

초미니 스커트에 망사스타킹을 신은 '롤러걸'들이 각종 스포츠를 짬뽕해 놓은 듯 반칙이 난무하는 롤러묘기를 부리고, 재빠른 블리스가 요리 조리 빠져나가며 덩치 큰 언니들을 제치는 모습이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특히 줄리엣 루이스, 드류 베리모어 등 왕년에 잘나가던(물론 지금도 잘나가는)언니들이 상대팀의 에이스, 같은 팀의 반칙왕으로 분해 극에 감칠맛을 더했다. 감독을 맡은 드류 베리모어는 특유의 악동같은 모습을 '엽기적'으로 선보이면서도 조연으로서의 분량을 넘지 않아 감독으로서의 체면도 지켰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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