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경제] 상품투자 3가지 시나리오
[아시아경제 김경진 기자]지난해처럼 무조건 뜨는 상품시장은 더 이상 없다.
사상 초유의 정부 재정적자 상황에 맞닥뜨릴 올해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공포스러웠던 금융위기 및 경제 침체 상황을 근 1년만에 조기 극복하는데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근본적 치유보다는 겉만 돌본 나머지 속은 더욱 곪아가고 있기에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한 일방적 낙관은 찾아보기 힘들다.
작년 하반기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대국들의 거시경제지표가 호전을 보여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우려는 없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하이퍼 인플레나 디플레와 같은 극단보다는 적정 수준의 물가상승이 수반된 느린 회복이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포스트 금융위기의 제 2라운드 역시 경험해본 바 없기에 올해 경제상황이 어떤 식으로 턴어라운드 할지는 미지수다.
상상 초월의 재정적자 폭탄 속에 정부 디폴트를 선언하는 국가들이 속출할 경우 전세계는 또 다시 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자본시장 경색을 경험할 수 있다.
반대로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회복의 기회를 엿본 글로벌 경제가 회복에 속도를 내고, 주요 국가의 양적완화 장기화에 따른 초버블 초호황의 극단적 불(bull)마켓을 경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불(bull), 베어(bear), 중립적(neutral) 시장 상황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강세장(bull market): 원유가 최고
강세장이 형성되면 원유, 금, 구리, 곡물, 설탕 등 달러와 증시에 연동되고 소비에 민감한 품목의 가격이 급등할 것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상승이 가속화됨에 따라 금을 비롯한 귀금속 보유를 통한 인플레 헤지 욕구가 강해진다.
하지만 강세장에서 집중해야할 대상은 아닌 다름아닌 원유다.
소시에떼제너럴 분석에 따르면 기대 이상의 경제회복이 이뤄질 경우 올해와 내년에 걸쳐 일평균 200만 배럴(+2.4%) 가량 원유 소비증가가 이뤄질 전망이며, 재고보관 및 설비 부족 현상이 가시화됨에 따라 가격에 이중으로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극단적 불마켓에서는 상품중에서도 원유와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비중을 최대로 높이고, 귀금속과 비철금속에 이어 곡물과 기호식품은 가장 적게 보유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전한다.
강세장에서 상품가격 상승률이 증시 및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을 상회할 것은 당연지사인 관계로 자산 구성에 있어서도 '에너지>귀금속 및 비철금속>곡물 및 기호식품>주식>투자등급 회사채>국채' 순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세장(bear market): 금, 설탕에 집중 vs 원유, 가스 매도
반대로 더블딥과 같은 약세장이 또 다시 시장을 강타할 경우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는 버려야할 첫번째 대상이다.
2008년 하반기부터 작년에 걸쳐 자본시장 붕괴 및 재건 과정에서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는 철저하게 소외되는 상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학습했다.
글로벌 산업 수요 및 개인 소비에 두루 영향을 받는 데다 통화 및 환경전쟁에도 연결돼 있는 유가 및 에너지 가격은 약세장에서 더욱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반면 달러약세와 디플레가 동시에 위기를 몰고 오는 더블딥 국면에 접어들 경우 안전자산으로 금의 매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2008년 7월 이후 금융위기의 한 복판에서 금도 온스당 700달러 붕괴를 경험하며 마지막 안전자산은 금이 아닌 달러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지만, 더블딥 상황에서는 달러와 금의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더블딥 상황은 2008년과 같은 수요 충격에 따른 경제파탄보다는 재정적자가 극에 달한 각국 정부가 부채더미에 허덕이다 못해 동시 다발적인 디폴트 상황에 처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는 결국 위안화 절상 등 글로벌 통화시장 재편을 요구할 것이며, 휴지가 되어버릴 지도 모를 화폐보다는 금을 쫓는 극단적 움직임이 금매수를 자극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새롭게 탄생할지도 모를 '글로벌 수퍼채권(?)'과 같은 대안이 나타나 '금 대신 수퍼채권을 사라'는 말이 나오겠지만 그 이전까지 금값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경우 상품투자 포트폴리오는 금의 비중을 높이고, 원유 및 에너지 비중은 최소화 하며, 기타 농산물 및 비철금속 비중도 채권에 비해서는 낮게 가져가야 한다.
◆중립(neutral market): 비철금속 곡물 비중 확대 vs 금 비중 축소
골디락스는 아니지만 더블딥에 빠지지 않을 정도의 완만한 경제회복과 성장을 유지하게 될 경우 세계는 '고성장의 환상'에 젖어 산업생산 확대에 집중할 것이고 이 경우 구리와 납을 비롯한 비철금속이 작년에 이어 또한번 상품시장 투심을 이끌 대표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다.
작년말 구리값이 연고점을 경신하며 2008년 8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이러한 시장 심리의 반증이다.
비철금속 가격 왜곡과 함께 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도 하락보다는 상승압력에 노출될 것이며, 곡물과 기호식품도 저점과 고점을 동시에 높이는 변동성 강한 장세를 연출할 것이다.
반면 금을 비롯한 귀금속 가격은 달러 반등 및 증시 상승에 눌려 보유 매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상품투자 포트폴리오 비중은 비철금속을 가장 우위에 두고 오일 및 가스, 농산물 및 기호식품, 귀금속 순으로 비중을 조절하는 감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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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투자자산 구성에 있어서는 상품과 주식, 투자등급 채권, 국채를 고르게 분산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단, 이 경우 이머징 마켓 주식은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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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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