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국가산단 등 산업체 중심으로 자족도시 기반 마련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논란과 관련, 경북 포항과 구미를 예로 들어 ‘자생력이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도시가 세종시의 '개발 모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포항의 허허벌판에 포항제철을 만들고, 구미 들판에도 전자산업단지를 세워 (두 도시가) 수십 년간 그걸로 먹고살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면서 “세종시에도 그런 걸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도 잘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예로 든 포항과 구미의 가장 큰 공통점은 정부 행정기관보다는 산업체가 자족도시로 발전하는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동해안에 인접해 예부터 도(道)내 수산업의 중심지였던 포항시(면적 1127.74km²)는 지난 1970년대 초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조성되면서 인구가 급속히 증가해 지난해말 현재 50만8000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식료품·섬유·금속공업 등 또한 함께 발달했다.
또 농업이 중심산업이었던 구미(면적 616.1km²)도 70년대 초 정부의 수출 주도 정책에 힘입어 구미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내륙 최대의 첨단 수출 산업 단지를 보유한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구미의 인구는 지난해말 현재 39만4000명가량이다.
특히 구미국가산단은 초기엔 섬유나 가정용 전자제품 생산이 많았으나 이후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반도체산업의 성장과 함께 첨단 전자산업·정보통신산업 위주로 구조가 재편, 1999년엔 단일공단 중 전국 최초로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했고, 2005년엔 305억29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산업 발달에 따른 정주(定住) 인구 증가는 자연 지역 내 상권 강화와 교육기관 확충 등을 가져왔다.
물론 이전에도 포항은 해수욕장과 해병대 사령부 등이 지역 경기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고, 구미는 농산물 중심의 유통 거래가 활발한 편이었으나 제조업 위주로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서비스업 등으로까지 파급 효과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교육기관만 보면 포항의 경우 지난해 현재 포스텍(포항공대)와 한동대 등 대학과 대학원이 각각 2곳이 있고, 포항대학과 선린대학 등 전문대 2곳, 한국폴리텍6대학 포항캠퍼스, 그리고 일반계 고등학교 19개교, 전문계 고등학교 9개교, 중학교 33개교, 초등학교 62개교 등이 자리해 있다.
또 구미엔 국립금오공과대학교와 산업대학교인 경운대학교를 비롯해, 사립 전문대학 구미1대학, 한국폴리텍6대학 구미캠퍼스 등이 지역 내 고등교육기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이 외에도 20개 고등학교와 25개 중학교, 46개 초등학교 등이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최막중 서울대 교수도 "세종시가 인구 50만명의 자족도시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선 그 중심 기능을 행정이 아닌 다른 기반 산업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이 대통령은 입자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건설을 공약했는데 아직 그 입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세종시에 확보한 넓은 토지를 활용하면 주변의 대덕연구단지와 카이스트(KAIST), 오창·오송 산업단지 등과 함께 과학기술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종찬 고려대 교수는 "법을 지키는 게 법치주의 기본이고 국가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길이다"면서 "행정 효율성만 갖고 세종시 건설을 변경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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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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