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초대석 -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최고·세계 최고의 영화제 될 것
대담=황용희 대중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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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생인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여전히 청년이다. 영화제 개막을 앞둔 시점에도 서울과 부산, 제주를 오가며 하루 최소 2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했고, 영화제 기간에는 30분 단위로 이동하며 하루 평균 10여개의 행사에 얼굴을 내비쳤다. 게다가 영화제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도쿄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출국해 21일 귀국한 뒤에도 빽빽한 일정은 계속된다.
김 위원장은 1996년 국제영화제가 전무했던 국내에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하던 부산국제영화제를 출범시켰고 순식간에 아시아 최고·최대 영화제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세계 영화제를 누비며 한국영화와 부산국제영화제를 세계 영화인에게 알린 김동호 위원장은 지난 16일 14번째 행사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다 상영작인 355편을 선보여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고를 자랑했다. 장동건·이병헌·조시 하트넷·기무라 다쿠야·브라이언 싱어 감독 등 국내외 영화계 스타들도 대거 참석해 부산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해외에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아버지'로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해 온 김동호 위원장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부산영화제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여러 이유로 내년까지만 집행위원장 역을 맡기로 했다. 영원한 영화 청년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만났다.
- 1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규모가 역대 최대였다. 외형뿐만 아니라 게스트나 상영작 구성도 역대 최강이라 할 만큼 화려했다.
▲올해엔 부산을 찾는 거장 감독들이 과거보다 많았다. 코스타 가브라스, 조니 토, 트란 안 헝, 장 자크 베넥스 등이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코스타 가브라스는 오랫동안 초청에 공을 들였다. 할리우드 스타 조시 하트넷도 처음으로 부산을 찾았고 마지막엔 기무라 다쿠야까지 초청이 성사돼 다행이었다. 원래는 쿠엔틴 타란티노도 부산에 오려고 했는데 영화 개봉 일정과 맞지 않아 다음을 기약했다. 원래 계획보다 작품수가 많아진 것도 초청된 감독들의 작품을 몇 편씩 상영하게 되다 보니 그렇게 됐다. 거기에 올해 타계한 유현목 감독과 고(故) 장진영 추모전까지 더해져 작품수가 더 늘어났다.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집행위원장으로서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건 어떤 것인가.
▲쾌청한 날씨 속에서 큰 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 점과 최고의 게스트들이 부산을 찾았다는 점이다. 또 영화 프로그램만 놓고 보면 좋은 한국영화를 많이 소개했다는 것도 자랑할 만하다. 젊은 신인감독들의 영화나 기성 감독들의 두 번째 영화가 주목할 만하다. 베니스에서 상영된 '카페 느와르'를 제외하면 모두 월드 프리미어(전세계 최초상영)였다. 비(非)아시아 지역 신인감독들을 발굴하는 의미에서 플래시포워드 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 플래시포워드 부문 신설을 경쟁 부문 강화로 해석하는 시선도 있다.
▲아니다. 부산영화제의 경쟁 부문은 오로지 신인감독을 대상으로 한다. 플래시포워드 부문은 신인감독 발굴을 아시아는 물론 비아시아 지역까지 넓혀보자는 의미에서 신설한 것이다. 칸이나 베를린, 베니스처럼 경쟁 영화제가 될 일은 없다. 앞으로도 그 쪽으로 옮겨가지는 않는다. 그렇게 되면 부산국제영화제는 일시에 추락한다.
- 올해 관객이 지난해보다 2만여명 줄었다. 내부적으로 어떻게 분석하나.
▲관객수도 줄었고 좌석점유율도 줄었다. 영화제 개막 전부터 신종플루 때문에 야외 문화행사가 대부분 취소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야외 상영작의 관객수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예상은 했지만 신종 플루의 여파가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신종플루 예방에 1억 5000만원을 들였고 결과적으로 무사히 끝나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 1회부터 올해 14회까지 치르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과 아직도 미흡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어떤 게 있나.
▲흡족스러운 것은 단시일 내에 전세계에서 주목할 만한 영화제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해외 영화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부산에 꼭 가보고 싶다는 말을 듣는다. 실제로 해외 영화제를 다녀 보면 부산영화제처럼 활력이 넘치는 영화제도 없다. 젊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세계 유일의 영화제다. 그런 점에서 자긍심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이 지긋한 중년층의 관객을 더 끌어들일 수 있을 만한 보완책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또 2~3년 후면 해결되겠지만 영화제 전용관을 만드는 것이다. 부산영상센터 두레라움이 준공되는 2011~2012년에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또한 칸이나 베를린의 절반밖에 안 되는 예산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 적정 예산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올해 예산이 지난해 89억원보다 10억원 정도 늘어난 99억 5000만원이다. 칸영화제나 베를린영화제가 규모를 축소한 것과 달리 부산영화제는 경제불황에도 규모가 더 커졌다. 다다익선이겠지만 150~200억원 정도면 안정되게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지금은 사단법인인데 재단법인을 설립하는 건 어떤가.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재단에 1000억 원이든 2000억 원이든 기금이 적립돼 있으면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예산은 최소한 그 기금에서 확보될 수 있으니까. 사실 그게 가장 이상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다. 2000억 원만 확보돼 있다면, 굉장히 좋은 일이다.(웃음) 부산시와 협의하고 있긴 한데 그쪽에서도 부담스러워 한다. 일단은 부산영상센터를 완공해서 들어가는 게 급하다.
- 상영관이 남포동과 해운대로 분리돼 있어서 관객에게 불편하다. 남포동 상영관은 계속 유지할 계획인가.
▲그렇다. 올해엔 남포동에서 전야제 행사를 치렀다. 지난해까진 중구청 주관으로 했는데 올해는 부산영화제와 중구청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또 부산영상센터 두레라움이 완공되면 영화제의 중심이 센텀시티로 완전히 넘어갈 것이다.
-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이 실무를 거의 다 하고 있다. 나는 대외적인 일을 많이 하는 편이다. 공동집행위원장 제도를 3년 전부터 도입해 운영해 왔기 때문에 내년에 내가 그만두더라도 조직 운영이나 기능에는 문제가 전혀 없을 것이다.
- 아시아에 부산을 의식하는 경쟁 영화제가 늘고 있다.
▲도쿄영화제에 새로운 회장이 부임하면서 자기혁신을 꾀해 나가고 있다. 정부지원도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런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면 부산영화제와 상당한 경쟁관계가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콩영화제도 급성장하고 있다. 협력할 건 협력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쭉 해나가야 한다.
- 부산영화제에 대한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부산영화제가 현재 위치 이상으로 계속 발전해 나가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좋은 영화를 선정하는 노력도 배가시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정진해 나가면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영화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퇴임 후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나.
▲내년에 퇴임을 맞아 해외에서 만난 감독과 배우들을 주제로 사진전을 하고 싶다. 미술사를 공부하고 싶은 생각도 있고 가능하면 영화도 한 편 연출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김동호 집행위원장 약력
현직 :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1996. 3~현재)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 부회장(2000.4~현재)
동서대학교 객원교수(2004.3~현재)
세계영화제작자연맹(FIAPE) 이사 (2005.2~현재)
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 겸직교수(2006~현재)
문화관광부 한류정책자문위원장(2007.7~현재)
주요경력
1961. 8~1980. 8 : 문화공보부 문화국장, 보도국장, 공보국장,국제교류국장 역임
1980. 8~1988. 4 : 문화공보부 기획관리실장
1988. 4~1992. 2 : 영화진흥공사 사장
1992. 2~1992. 4 : 예술의 전당 사장
1992. 4~1993. 3 : 문화부 차관
1993. 3~1995. 3 : 공연윤리위원회 위원장
1995. 9~1998. 2 : CH44 ㈜MY TV-교육케이블 방송 사장
1996. 3~2002. 2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객원교수
1998.11~1999. 3 : 제4회 강원동계아시아경기대회 사무총장
1999. 9 ~2000. 6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문화예술분과위원장
1999. 3 ~2001. 3 : (재)광주비엔날레 이사
2000.1~2004.12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연구교수
2004.3~2006. 3 : 대통령 직속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부위원장
2005.9~2007. 8 : (재)광주비엔날레 이사
주요수상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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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국전 입선(1964.10)
홍조근정훈장(1972.7)
황조근정훈장(1993.12)
체육훈장 맹호장(1999.9)
제1회 부산문화대상(부산MBC제정, 2000.10.5)
프랑스정부 예술문학훈장 기사장(2000.12.1)
제7회 시네마닐라 국제 영화제 평생 공로상(2005. 10.19)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공로상 (2005.12.04)
은관 문화훈장(2005.12.28)
프랑스 도빌시 훈장(2006.3)
파리시 훈장(2006.6)
아르메니아 문화부 훈장(2006.7)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오피시에’ (2007.10)
유네스코 펠리니상(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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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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