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직칼럼] 정치권의 둔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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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현직 논설실장] 정치권에서 자성의 빛을 찾아 볼 수 없다. 추석 연휴 귀향활동을 하며 많은 유권자들을 만나봤을 텐데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여론을 무시하는 것인지, 둔감증에 걸린 것인지 지역구에서 질타의 소리를 들었다면 조금은 국민들에게 미안함을 표할 만도 한데 여전히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태도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친서민 중도실용 행보에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며 오히려 우호적인 민심을 읽을 수 있었다고 자찬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안상수 원내대표는 릲야당의 정략적인 공세에 대해 여당이 밀려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많았다릳고 말해 향후 정기국회에서도 여차하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일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야당이 느낀 민심은 너무 각박하다. 가는 곳마다 쓴소리이고 살기 어렵다는 아우성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정체성과 비도덕성에 상실감을 느껴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며 다분히 정치 공세적 진단을 내린다. 이들이 진정으로 서민들을 이해하고 부추기려 하는지 의원들의 레이더는 서민과는 다른 세상의 얘기를 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곧바로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사흘째를 맞고 있으나 노상 그 얘기가 그 얘기다. 여야 의원이 편을 갈라 서로 공방전이다. 국감이 끝나자마자 전국 5개 선거구에서 재보권선거가 치러지니 당리당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말로는 '정책국감'이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그 말을 믿을 국민은 별로 없다.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입법부가 행정부의 정책집행 타당성을 따져 보고 감시하자는 것인데 정부는 제쳐두고 여야 의원끼리 공방전이니 보기 민망하다.


함께 감시하고 협의해도 모자랄 판에 사사건건 충돌이다.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세종시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것인지 수정할 것인지 정부 방침은 없이 설전만 계속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소신을 밝혀 소위 '총대'를 맨 듯한 정운찬 총리는 뒷전에서 관전만 하고 있다. 4대강 사업도 여야의 시각이 너무 달라 국민들은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 아리송하다. 내년 예산안을 보면 실질적인 복지 등 타 분야 예산은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데 제대로 따지는 의원은 없고 여당에선 정부 감싸기에 바쁘다.

서민정책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갈수록 사회양극화가 심화되는 것도 점검해야 할 과제이며 복수노조ㆍ비정규직 등 해법을 찾지 못하는 노동현안도 산적해 있다. 특히 사고 발생 후 8개월이 지나도록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용산참사에 대해서도 이번 국회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민생문제와 경제 회복도 함께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여야는 정책 조율도, 대안도 없고 설득도 합의도 없다.


사실 정치권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1년7개월여 동안 대화다운 대화가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과 여당은 다수 의석을 내세워 힘으로 밀어붙이려 했고 역부족인 야당은 장외의 극한투쟁을 일삼아 왔다. 국회에서 만나면 몸싸움 아니면 농성을 했다. 정기국회가 순항할지 아직 많은 변수가 있지만 이나마 정상 운영되는 것도 오랜만의 일이다. 여야는 차제에 국민들의 정치혐오증을 조금은 풀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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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정부 발목잡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이번 국회를 통해 서민을 위한 차별화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다시 호소해야 한다. 특히 민주당은 여러 호재에도 왜 지지율이 20%대 초반에서 맴돌고 있는지 통렬하게 반성하고 국회에 임해야 한다.


여당도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에 다가가야 한다. 아직도 여권의 친서민 행보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 겉치레가 많기 때문이다. 또 국민과의 소통 부재나 정치권 대화 단절도 일차적인 책임은 여권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원만한 정국 운영은 여권의 정치력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추석 민심의 아전인수식 해석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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