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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투신, 270억대 횡령..타사와 소송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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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證, 자회사 손실 보전위해 280억 증자참여

펀드매니저의 사모특별펀드 자금 횡령으로 수백억 손실 위기에 처한 대신투신운용이 다른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신투신운용은 이번 횡령사건과 관련, 책임이 있는 운용사를 상대로 줄소송을 벌일 방침을 밝혀 자산운용업계 간 소송 전쟁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금융투자협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대신투신운용은 지난 18일 마이에셋자산운용을 상대로 92억여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대신투신측은 소송 제기 이유로 "본사 소속 펀드매니저의 사모펀드 횡령 사건은 마이에셋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대신투신은 지난 2월 사모 특별자산펀드를 관리해온 자사 펀드매니저 권씨를 160억원의 자금을 부당하게 편출입한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이에 서울 남부지검은 권씨를 고객돈 27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적용, 구속 기소했다. 해당 매니저의 전 소속은 마이에셋자산운용으로 이번 펀드 횡령 사건에 직,간접적인 연계가 있다는 게 대신투신측의 입장이다.
 
대신투신 관계자는 "이번 횡령사건이 우리측의 관리 소홀도 있지만 우리도 피해를 받은 측면이 존재한다"며 "하나하나 법적 책임 관계를 따져 소송 제기에 나설 것"이라며 줄소송을 예고했다.
 
지난 19일 소장을 받은 마이에셋자산운용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마이에셋 관계자는 "엄연히 대신자산운용에서 운용하던 상품이고 이제와서 우리 측에 책임을 전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중"이라고 반박했다. 마이에셋 측은 법무법인 선임을 거쳐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규모 금액을 두고 자산운용업계 간 소송이 제기된 일은 이례적이어서 업계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자산운용사간에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된 적은 거의 없었다"며 "이번 일로 자산운용사의 펀드 관리 소홀 책임이 더욱 부각되거나 신뢰도가 더 떨어지는 일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편 대신투신운용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통해 사모특별자산펀드 관련 금융사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2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의했다.대신투신운용은 이 사건 관련 손실 금액을 372억원을 추정하고 이를 6월말 당기 충당부채로 우선 처리한 후 이번 자금으로 메꾼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대신투신운용의 대주주인 대신증권도 이사회를 열어 대신투신운용이 실시하는 2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대신증권이 대신자산운용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자회사의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셈이다.
 
대신투신 관계자는 "우선 28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한 후 무상감자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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