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은행주를 2개월 연속 순매수하는 등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모멘텀 약화로 당분간 은행주의 기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견해가 나왔다. 다만 은행 산업 재편이 본격적으로 구도화될 수 있는 올 늦은 하반기 은행주 비중을 확대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대신증권은 1일 은행주의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3월 이후 큰 폭의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조정 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마진 반등과 대손 비용 감소 등의 향후 개선 요인을 가정하더라도 2010년까지는 은행 추정 자기자본이익률(ROE)이 7~8% 수준을 상회하기 어려운 초라한 수익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는 얘기다. 은행주 투자의견은 '중립'을 제시했다.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은행주는 지난 5월 한달 동안 국내 기관들의 차익 실현 매물에도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덕분에 주가가 약 8.7% 상승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 1.9%를 6.8%p 초과 상승했다"며 "외국인은 4월 중 3784억원 순매수에 이어 5월에도 8404억원 순매수했는데 이는 2007년 이후 처음 발생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의 은행주 순매수 배경은 일차적으로는 낮은 멀티플 때문"이라며 "한국 은행주의 2009회계연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로 타 아시아 국가의 은행주 중 가장 낮은데 이는 ROE가 4~5%에 불과한 낮은 수익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과 비슷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일본과 대만 등 은행주보다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한국 은행주가 과거 호황기 때도 항상 주변 아시아 국가 은행주 대비 낮은 PBR을 적용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순매수 배경은 낮은 PBR이라는 절대적 주가 수준보다는 그동안 지분율이 급격하게 낮아졌기 때문에 이를 소폭 상향 조정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산업 재편이 시작되거나 구도화될 때는 은행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도 무방할 것이란 조언을 덧붙였다.

5월 말 KB금융의 유상증자 논란에 따른 인수ㆍ합병(M&A) 대상으로 거론되는 일부 은행뿐 아니라 그외 대부분 은행주가 큰 폭 상승했는데 이는 M&A 이슈가 은행주 상승의 강력한 모멘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는 것.

최 애널리스트는 외환은행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은행업종 최선호 종목으로 KB금융과 외환은행을 제시했다. KB금융은 유상증자 논란으로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현 PBR이 0.8배를 하회하는 등 밸류에이션 매력으로 인해 장기 투자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높은 편이며 외환은행의 경우 M&A 프리미엄에 대한 재조명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판단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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